[AI 제약대전]AI 무기로 제약산업 패권 노리는 IT공룡들②

글로벌 제약사들,AI 업체들과 협업체제로 활로모색
IT공룡들,AI 경쟁력 무기로 제약패권 장악가능성 커
업계 “내년부터 IT공룡들,제약사 인수바람 불 것”
거세지는 AI 업체들과 제약업체들간 합종연횡 바람
  • 등록 2019-12-03 오전 5:31:07

    수정 2019-12-03 오전 5:31:07

[이데일리 류성 기자] 사례1.국내 대표적 인공지능 신약개발 전문업체 스탠다임은 내년부터 AI를 활용, 자체적으로 매달 1개 이상의 신약후보물질을 내놓을 예정이다. 해마다 12개 이상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한다는 것은 글로벌 제약사들도 해내기 힘든 야심찬 계획이어서 벌써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설립된지 불과 5년된 스탠다임은 최근 SK로부터 투자금 100억원을 유치하면서 화제가 됐다. 스탠다임과 SK는 앞으로 AI를 기반으로 하는 신약개발에서 각자의 역량을 한데 모은다는 계획이다.

사례2. 유전체 빅데이터 기반으로 AI 신약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신테카바이오는 오는 19일 코스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AI 신약개발 업체로는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되는 사례다. 이 회사는 이미 CJ헬스케어, JW중외제약(001060)등과 공동으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전통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산업으로 손꼽히는 제약업계의 기존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빠른 속도로 바꿔나가고 있다. AI를 제약산업 전반에 확산시키고 있는 선봉에는 구글, 애플, MS, 아마존 등 IT공룡들이 자리한다. AI 분야에 있어 절대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이들 IT골리앗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손을 잡는 전략을 펴면서 기존 제약산업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IT공룡들이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제약사들은 생존이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특히 AI등장으로 신약개발 경쟁력에서 밀리게 되는 상당수 제약사는 의약품의 위탁,생산업체로 전략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예측했다.

올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을 위해 AI업체들과 체결한 계약 규모 현황. 출처: 딜로이트
AI로 제약업계 패러다임 바꾸는 구글, 애플, MS, 아마존 등 IT공룡들

제약산업 진입에 가장 적극적인 IT공룡으로는 구글이 손꼽힌다. 구글은 이미 제약사 2곳을 설립,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제약산업의 한복판에 서있다. 노화관련 질병 치료제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칼리코와 백신,면역치제, 만성질환 치료제등을 연구하는 베릴리생명과학이 구글이 거느리고 있는 제약회사다.

여기에 베릴리생명과학은 최근 글로벌제약사 GSK와 파트너십을 맺고 생체전자공학분야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갈바니 바이오일렉트로닉스라는 바이오테크를 8000억원을 들여 공동으로 설립하면서 제약산업 전반으로 영역을 급속하게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글로벌 제약사들과 협업에도 적극 나서면서 제약산업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노바티스(스마트 렌즈용 백신), 존슨앤존슨(수술용 로봇), 머크(만성질환), 길리어드(면역질환)등이 구글과 공동으로 신약개발에 나선 대표적 제약사다.

애플은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통해 확보하는 막대한 개인정보를 AI로 빅데이터 분석을 하면서 기존 임상시험 생태계를 근본부터 바꿔나가고 있는 케이스다. 올해 애플은 심장질환 관련한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했는데 무려 40만명이 넘게 지원하면서 기존 임상시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제약업체들이 신약개발을 하면서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가 적합한 임상시험 지원자를 제때 모으는 작업이다. 임상시험 지원자를 적시에 모으지 못해 신약개발 일정이 차질을 빚는 경우까지 자주 발생한다. 여기에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대부분 비용도 임상시험에 쓰여지기 때문에 제약사들이 가장 중시하는 신약상업화 과정이다. 이런 난제를 애플은 아이폰에 깔려있는 애플리케이션인 리서치키트, 케어키트 등을 통해 풍부한 환자정보를 24시간 수집, AI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을 하는 방식으로 깔끔하게 해결한 것이다.

애플의 이런 차별화된 임상시험 방식을 활용하는 글로벌 제약사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GSK는 류머티스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임상시험에, 화이자는 결핵성 피부병 환자 치료제 관련한 임상시험에 이미 애플의 리서치키트를 각각 활용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누구보다 방대한 환자정보를 손쉽게 확보할수 있는 애플은 신약개발에 있어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한다.

김태순 신테카바이오 대표는 “애플은 아이폰 등 기기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를 AI를 통해 분석하는 역량을 활용해 조기질환 진단, 신약 디자인, 신약개발 사업등을 조만간 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MS는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와 제휴를 맺고 AI를 활용해 시력감퇴 치료제, 세포 및 유전자 치료제 등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MS는 노바티스가 확보하고 있는 방대한 임상데이터 등을 자체 AI솔루션을 통해 신약개발을 하는 모델이다. MS는 지난 10월 잭슨 연구소와 암치료제 개발을 공동으로 하기로 파트너십을 맺었다. 최근 MS는 이사회 멤버로 다국적 제약사 GSK의 CEO 엠마 왐슬리를 영입하기도 했다.

아마존은 의약품을 환자 거주지에 적정시간에 자동으로 배달해주는 온라인 약국체인 필팩을 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제약산업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은 필팩을 통해 미국 전역에 퍼져있는 환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AI로 분석해 제약사업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주철휘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부센터장은 “AI 신약개발은 이제 피할수 없는 제약산업의 대세가 되고 있다”며 “제약사들이 AI발 제약산업 패러다임 변화에서 뒤쳐지면 구글, 아마존 등 IT공룡들이 글로벌 제약산업의 패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구글이 거느리고 있는 제약사 베릴리생명과학의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시험하고 있는 모습. 베릴리생명과학은 AI를 활용해 백신,면역치제, 만성질환 치료제등을 개발하고 있다. 출처: 베릴리생명과학 홈페이지
◇ AI 무기로 제약산업에 뛰어드는 IT골리앗들과 손잡는 글로벌 제약사들


AI를 무기로 제약산업에 속속 뛰어드는 IT공룡들에 맞서 제약사들은 우선 이들과 대립보다는 협력하는 전략을 펴고있다. AI에 대해 취약한 제약사로서 독자생존보다는 IT업체들로부터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노하우를 전수받는게 시급해서다.

길리어드는 AI 신약개발 전문업체인 인시트로와 손잡고 비알콜성지방간 치료제 개발을 함께 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또다른 AI 신약개발 업체 베네볼런트AI와 함께 신장질환, 폐 섬유증를 치료제 개발에 공동전선을 펴고있다. 다케다 제약과 사노피도 AI 신약개발사인 리커션과 손을 잡고 희귀질환 치료제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화이자는 AI전문기업 엑스탈피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약 디자인 사업을 함께 벌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도 AI 전문업체와 제휴를 통해 AI가 선도하는 새로운 제약산업 패러다임에 발빠르게 대응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에 비해 아직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에 있어 초보적 수준이라는게 제약업계의 평가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가족사 SK C&C와 함께 AI기반의 약물설계 플랫폼을 완성하면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이 플랫폼을 활용해 뇌전증, 수면병, 치매 등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웅제약(069620)은 올들어 사내에 헬스케어AI사업부를 신설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유전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신약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CJ헬스케어는 AI신약개발 업체인 신테카바이오와 함께 면역항암제 치료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자회사 C&C신약연구소를 통해 AI기반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개발했다. 클로버를 통해 신약후보물질 9종을 발굴하고 이중 3개는 임상단계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 크리스탈지노믹스는 AI 신약개발업체 스탠다임과, 휴온스(243070)는 바이오벤처 탁터노아바이오텍과 각각 협약을 맺고 신약개발에 나선 경우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