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금융]KB국민은행 광고에 간호사가 등장한 사연

'힘든 때 일상의 영웅 찾자' 의견에
단순 상품광고 계획서 변경 진행
광고 공개 후 수많은 격려 쏟아져
  • 등록 2020-04-06 오전 6:01:00

    수정 2020-04-06 오전 6:01:0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정호승 시인의 시 ‘봄길’ 일부)

지난달 말부터 주요 일간지와 경제지에 실리기 시작한 KB국민은행의 전면 광고 하나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 광고는 유명 연예인이나 미사여구의 광고카피 대신 간호사 한 명과 시(詩) 한 수가 전부다.

사진 속 간호사의 얼굴 절반은 의료용 마스크가 덮고 있다. 이마와 눈 밑에는 반창고가 붙어 있다. 의료용 고글이 닿는 부분이다. 광고 오른쪽에는 정호승 시인의 시 ‘봄길’이 쓰여져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 이 시는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로 마무리 된다.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고 있는 우리 시대 작은 영웅을 소개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다.

애초 국민은행은 상품을 소개하는 광고를 내보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때인데, 상품광고 대신 모두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일상의 영웅’을 찾아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경영진도 흔쾌히 동의했다. 이때가 3월 중순이었다.

때마침 대구동산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얼굴 가득 반창고가 붙은 간호사들의 사진이었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병원에서 자원근무를 왔다는 사실이 같이 알려지면서 더 큰 감동을 줬다.

국민은행 브랜드전략팀은 이 중 한 사진에 주목했다. 바로 광고 속 간호사가 나온 사진이었다. 사진을 찍은 뉴스통신사로부터 사용 허락을 얻고 사진 속 간호사를 수소문했다. 초상권 사용 허락을 받기 위해서다.

다른 한 팀은 광고에 쓰일만한 시를 찾았다. 감정이 잘 응축된 시 한 수라면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라는 게 국민은행 브랜드전략팀의 생각이었다.

그렇게 일주일을 수소문한 끝에 대구동산병원에서 자원근무 중인 사진 속 주인공 윤모 간호사와 연락이 닿았다. 윤 간호사는 흔쾌히 허락했다고 한다. 국민은행의 광고 취지에 공감한 것이다.

시는 정호승 시인의 ‘봄길’로 결정됐다. 정 시인은 국민은행 측의 취지에 공감해 자신의 육필로 시를 써서 전달했다.

지난 3월31일 국민은행의 광고가 공개된 이후 반응이 뜨거웠다. 국민은행 광고 담당자는 “광고 이후 이토록 많은 격려·문의 전화를 받은 적이 없었다”면서 “사진 한 장과 시 한 수가 가진 메시지의 힘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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