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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슬기로운 투자생활]소프트뱅크그룹 상폐說엔 계획이 다 있었다?

日 소프트뱅크그룹 자진상폐 검토설 제기
손정의, 투자 지분가치 몰라주는 시장에 불만 커
핵심자산 매각한 돈으로 이미 거액의 자사주 사들여
상폐시 거래대금 급감…日증시 큰 손해
  • 등록 2020-09-15 오전 5:05:00

    수정 2020-09-15 오전 5:05:00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시장의 저평가에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급기야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자진상장폐지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손 회장은 이러한 뉘앙스를 시장에 줄곧 풍기기는 했습니다. 과연 소프트뱅크그룹은 일본 증시에서 사라질까요? 만약 그렇다면 일본 증시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손 회장, 시장에 뿔났다

1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인기사로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상장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영자가 자기 회사의 주식을 사들인 뒤 상장 폐지하는 경영자인수(MBO)를 통해서 말입니다.

손 회장이 시장에 불만이 있다는 건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사실입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그룹이 알리바바, T모바일, ARM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에 투자하면서 평가이익을 크게 올리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시장의 평가가 낮다는 데에 꾸준히 불만을 가진 것으로 전해집니다. 실제 손 회장은 주주가치를 꾸준히 강조하는데 이는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회사의 지분가치에서 순부채액을 뺀 금액을 말합니다. 즉, 투자 지분 가치를 알아달라는 호소죠. 현재 소프트뱅크그룹의 주주가치는 1주 당 1만 2973엔인데도 불구하고, 소프트뱅크그룹의 현재 주가는 그의 절반정도인 6385엔(14일 기준)에 불과합니다. 시장은 그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투자 지분 가치는 미실현된 이익이라며 평가절하하고 있는 셈이죠. 특히 나스닥 옵션거래가 알려진 이후 폭락한 주가에 손 회장은 크게 분노했다고 하네요.

그런 탓인지 소프트뱅크그룹이 상장폐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15년에도 시장의 평가절하를 이유로 상장폐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가 흘러 나온 적이 있죠. 그 때는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았던 탓에 없던 얘기로 돌아갔지만 말입니다.

이번엔 진짜? 손 회장이 시장에 준 신호

하지만 이번 보도에 대해서는 퍽 진지한 얘기들이 오갑니다. 최근 손 회장이 시장에 준 시그널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미 일본에선 손 회장이 MBO에 나설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의 입을 통해 여러차례 언급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시그널 중 하나가 핵심자산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입니다. T모바일과 알리바바그룹 주식을 최근 매각한 데 이어, ‘미래를 꿰뚫어보는 수정구슬’이라고 칭하며 애정을 가졌던 ARM의 지분까지 팔았기 때문이죠. 올 들어 이렇게 지분을 팔아치우면서 챙긴 현금은 무려 12조엔 수준으로, 시가총액(13조엔)에 맞먹습니다. 심지어 일각에선 손 회장이 최근 나스닥 옵션 거래에서 거액의 현금을 챙겼을 것이라고도 추측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이미 무서울 정도로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올 들어 2조 5000억엔 가량의 자사주를 사들였는데요, 이는 발행된 주식의 4분의 1에 달합니다. 자산을 매각해 손에 넣은 현금으로 차곡차곡 자신의 회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었던 셈입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증시서 사라지는 날

소프트뱅크그룹이 상장폐지에 성공할 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심지어 ARM 매각이 알려진 당일 주가가 8.96%나 뛰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죠. 주가가 싸야 싼 값에 주식을 많이 사들일 수 있는데, 주가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취득할 수 있는 주식의 수는 적어지고 MBO는 멀어지기만 해서죠.

다만 진짜 소프트뱅크그룹이 일본 증시에서 사라진다면 일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작지 않을 겁니다. 소프트뱅크그룹만큼 거래가 잘 되는 주식이 일본에 그리 많지 않고요, 그만한 스토리를 가진 주식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죠.

손 회장의 화끈한 베팅에 소프트뱅크그룹은 항상 뉴스가 끊이지 않았고 주가는 이에 반응해 왔습니다. 14일에도 소프트뱅크와 소프트뱅크그룹은 일본 증시의 거래대금 상위 1,4위를 각각 차지했죠. 일본의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도요타자동차처럼 따분한 종목들인 걸 감안하면, 소프트뱅크그룹은 일본 주식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섹시한 종목’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래서 소프트뱅크그룹의 상장폐지는 일본 시장의 매력을 낮추는 일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나오는 것이죠.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소프트뱅크그룹은 비전 펀드를 중심으로 글로벌 스타트업에게 많은 투자를 집행해왔고, 이로 인해 일본 뿐만 아니라 해외의 투자자들에게도 관심이 많은 종목”이라며 “한국 투자자들에게도 닌텐도 등과 함께 가장 많이 거래하는 일본 주식 중 하나로, 소프트뱅크그룹의 상장 폐지는 일본 시장의 투자 매력도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손 회장의 상장폐지 시도가 이번엔 진짜 성공할 지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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