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기업, 지난해보다 25%↑…“더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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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 집계가 가능한 코스피와 코스닥 제조업 기업 496개 중 지난 2분기 이자보상배율이 1이 안 되는 곳은 166개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25개 기업에서 약 25% 늘어난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1배 미만은 대출이자가 영업이익보다 더 많다는 뜻으로 3년 연속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면 도산 위기에 처한 한계기업 또는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제조업 기업 중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미만인 기업은 지난 2010년 약 800개에서 지난해 1600개로 약 2배 이상 늘었다. 안 그래도 증가하고 있는 좀비기업이 코로나19 이후 폭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셈이다.
수익성이 양호한 기업과 부진한 기업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돼 좀비기업은 향후 더 늘 것으로도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서 집계한 상장사 288곳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평균은 8.98%이지만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적용한 올해 평균치는 8.74%로 0.24%포인트 되레 떨어졌다. 반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경우 영업이익률 평균은 지난해 11.26%에서 15.61%로 4.35%포인트 상승할 전망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 진행된 정부의 유동성 공급이 좀비기업 퇴출을 지연시켜 경제성장 또한 지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중앙은행과 정부의 저금리, 양적완화 정책으로 한계기업의 퇴출이 지연돼 신규기업의 시장진입을 억제하고 있다”며 “경쟁성이 떨어져 이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선도 기업의 지배력이 확대돼 기업 간 생산성 및 임금 격차가 확대되면서 총수요 회복을 제약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2600↑ 초과 실적 개선 나와야…좀비기업 증가로 어려워”
지난 8월 13일 2458.17로 올해 최고점을 기록한 코스피는 이날까지 약 두 달간 최고 기록을 경신하지 못하며 2200~2400대를 맴돌고 있다. 박스피에 갇힌 코스피는 미국 대선 등 센티멘트적인 영향이 큰 반면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어 연말이나 내년 추세적 반등 가능성이 나온다. 이와는 반대로 추가 상승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있는데, 가장 큰 근거는 좀비기업의 증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락일로를 내달렸던 올해와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28조7000억원, 177조8000억원이 예상돼 지난 8월 바닥을 통과한 뒤 반등하는 중”이라며 “수출도 연말을 기점으로 플러스(+) 전환 가능성이 있는 등 최근 일련의 증시 조정은 2021년을 겨냥해 비중확대의 호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비관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좀비기업의 퇴출 지연이 지수 상승을 제한하는 큰 요소로 꼽는다. 지수는 급반등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실적과의 키 맞추기는 반드시 진행되기 마련으로, 현재 코스피는 내년 이익까지도 선반영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이에 추가 반등을 위해선 내년 실적이 더 뛰어야 하는데, 좀비기업의 증가가 이를 막고 있단 설명이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년 코스피가 추세적 상승을 하기 위해선 현 예상을 초과하는 실적 개선이 나와줘야 하는데, 저금리 정책 기조 등으로 좀비기업과 한계기업이 지속 증가해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