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을 놓친 아쉬움의 눈물일 수도 있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끝났다는 후련함의 눈물일 수도 있었다. 눈물은 감정의 배설이라는 말처럼 김연아가 흘린 눈물에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김연아는 30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안도 미키에게 1.29점 뒤진 194.50점으로 아쉽게 2위에 그쳤다.
쇼트프로그램을 1위로 마쳤던 김연아로선 한국전통민요 아리랑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환상적인 연기에도 불구하고 점프 실수가 두드러진 것이 아쉬웠다. 가산점도 기대만큼 받지 못해 높은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김연아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드디어 끝났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한 것 같아서 아쉬움은 없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이유가 꼭 금메달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지난 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좋은 일만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운명은 그녀를 더욱 혹독하게 시험했다.
김연아는 올림픽이 끝난 뒤 그 해 4월 계약이 끝난 IB스포츠를 떠나 어머니가 대표이사로 나선 자신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를 설립했다.
하지만 IB스포츠와의 결별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면서 서로 감정대립을 벌여야 했고 급기야 법적인 갈등까지 빚어야 했다.
이후 김연아는 캐나다 토론토를 떠나 미국 LA에 새 훈련 둥지를 틀었다. 하지만 주변에서의 여러 구설수가 나오면서 나름의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연기를 마치고 생각보다 낮은 점수가 나왔을때도 활짝 웃어보였던 김연아가 시상대에서 눈물을 흘린데는 그동안의 과정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와 같은 기쁨의 눈물이 아니었기에 김연아의 눈물은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아련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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