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케이뱅크 주요 고객은 은행원?

25년만에 경쟁자 등장…은행권 앞다퉈 가입해 비교
금리 경쟁력·거래 편의성 강점
24시간 운영, 휴대폰OTP 호응 높아
"낮은 금리 지속가능할까"·"은행권 모바일뱅킹과 차별성 고민해야"
  • 등록 2017-04-05 오전 6:00:00

    수정 2017-04-05 오전 6:00:00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25년 만에 등장한 경쟁자인 케이뱅크에 시중은행들의 관심이 뜨겁다. 케이뱅크는 국내 최초 인터넷 전문은행이자 1992년 평화은행 이후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은 첫 은행이다. 은행권 임직원들은 ‘4차산업 혁신의 메기’를 자청한 케이뱅크의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보고자 앞다퉈 가입에 나섰다. ‘케이뱅크의 주요 고객은 은행원’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싸다·빠르다·쉽다”…24시간 운영·휴대폰OTP도 쏠쏠

4일 케이뱅크는 오후 3시를 기준으로 계좌개설 고객은 5만9002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출범 첫날 가입자 2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이튿날 6만명에 육박하는 고객을 끌어모으는 등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수신계좌수는 총 6만 1501개, 체크카드 발급건수는 5만 3960건에 이른다. 시중은행들은 케이뱅크의 예상을 넘는 선전에 긴장한 모양새다. 특히 모바일뱅킹이나 핀테크 관련 부서 직원들은 너도나도 가입은 물론 예금 개설, 송금까지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며 기존 금융 서비스와의 비교 분석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의 핀테크 관련 팀장은 “케이뱅크가 출시되자마자 부서 전 직원이 가입했다”며 “케이뱅크가 첫날부터 가입률이 높았던 이유 중 하나는 타 은행들이 비교해보고자 가입한 영향이 크지 않겠나. 제1금융권은 물론 제2금융권 관계자들은 다들 가입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담당자들은 낮은 대출금리와 편의성 등을 케이뱅크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지점을 없애고 인력을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인터넷 전문은행의 핵심이다. 현재 케이뱅크가 내놓은 슬림K중금리대출 상품의 금리는 고정금리로 최저 연 4.19%이며 직장인K신용대출은 최저 연 2.73%다. 한 시중은행 핀테크 담당 팀장은 “중금리 시장을 타겟으로 금리 경쟁력을 내세운 부분이 ‘갈아타기용’ 금융상품을 기다린 고객들을 모은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핀테크 담당자는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의 ‘원앱(one-app· 한 앱으로 모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앱) 전략’과 시각적 편의성 등을 강점으로 꼽았다. 케이뱅크는 지난 3일 서비스를 출시하며 “케이뱅크는 하나의 앱, 직관적 앱으로 가자는 방침”이라며 “디자인상으로는 금융사들이 잘 안 쓰는 색깔이나 톤이나 폰트 찾아 가장 모바일에 특화된 폰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반면 시중은행들은 서비스를 출시할 때마다 개별 앱을 내놓아 소비자들이 계속해서 불편을 지적해왔다. 현재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4대 시중은행들이 앱의 구동성이나 서비스 특화를 이유로 개별적으로 출시한 앱만 50개를 넘어선다. 시중은행 핀테크 담당자는 “케이뱅크 앱의 이미지나 디자인이 깔끔하고 이용이 편리했다”며 “아직 예금이나 대출 등만 다루고 있고 펀드나 신탁 등 상품군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깔끔한 구성이나 빠른 속도 등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 앱에서 생성되는 일회용 인증번호인 휴대폰 OTP를 이용해 거래 편의성을 크게 높인 점도 강점 중 하나로 꼽혔다. 24시간 고객센터 운영도 시중은행들의 영업시간 외에 상담이나 거래를 원했던 고객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란 평이다.

지문인식·비대면 거래·간편 송금…“우리도 하는데? ”

반면 기대했던 서비스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반응들도 나왔다. 한 금융사 고위 임원은 “케이뱅크가 은행권에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획기적인 서비스는 없었다”며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뱅킹이 활발한 상황에서 이미 예상했던 상품이나 서비스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문인식이나 비대면 계좌 개설, 간편 송금 등은 시중은행들도 이미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신캐시백형 체크카드나 이자를 현금 대신 음악감상권으로 제공하는 ‘뮤직K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과 콘텐츠 구매권의 결합이 예상됐던 터라 새롭다고 보긴 어렵다”며 “금융 상품이 아직 다양하지 않아 추이를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은행권 핀테크 담당 부장은 “미국 등에선 시중은행들이 금융거래에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에 수수료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터넷 전문은행을 찾는 수요가 있었지만 한국은 다르다”며 “케이뱅크는 낮은 대출금리를 유인 전략으로 밀고 있지만 당분간 적자 운영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 경쟁력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대주주의 출자가 필요해 규제 완화 여부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대적인 홍보와 그랜드 오픈 행사, 그리고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머물면서 유입된 신규 고객도 상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최초이기 때문에 초기에 호기심을 갖고 가입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단순히 가입률보단 고객들이 얼마나 유지되고 실제로 금융상품을 얼마나 이용할지, 대출 규모는 얼마인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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