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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전쟁]'버티기' 나선 다주택자, 내년 稅폭탄도 견딜까

  • 등록 2017-12-28 오전 6:00:00

    수정 2017-12-28 오전 6:00:00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들어선 반포주공1단지 전경.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 시행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매물 부족 속에 호가(부르는 값)가 치솟고 있다. 늦어도 올 연말쯤에는 양도세 폭탄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집값을 떨어뜨릴 것이라던 정부의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매물은 씨가 말랐고 시장에서는 매도자가 주도권을 잡았다. 다주택자들이 정부의 압박에도 아랑곳 않고 ‘버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적용되고 보유세 인상 논의가 본격화하는 내년에는 주택시장이 올해와 다를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 다주택자들의 버티기가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과 강북을 막론하고 주요 아파트 단지에는 최근 매물들의 가격 조건조차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물 실종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 직후 한동안 집값이 떨어지는 등 시장 안정 효과도 나타났지만 매물이 쑥 들어간 10월 추석 연휴 이후부터는 어쩌다 가끔 성사되는 거래에 집값만 오르고 있다.

강남구에서는 개포주공1단지와 은마아파트 등 주요 재건축 단지는 물론 도곡렉슬, 반포리체 등 일반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사려는 수요는 많은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송파구도 재건축 기대감이 큰 잠실주공5단지는 물론 엘스와 리센츠 등 지역 랜드마크 단지에 매수 문의는 꾸준하지만 매물은 귀하다. 이달 들어 재건축 지구단위계획안이 발표된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단지 일대 역시 매물이 많지 않다. 마포·용산·성동구 등 강북 도심권 주택시장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면 양도소득세율이 최소 10%포인트, 최대 20%포인트 추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4월 1일을 넘겨 양도 차익이 3억원 발생했다면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은 6000만~1억원 정도 늘어날 수 있다. 그러나 집주인들은 그 이상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실제로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는 올해 초 대비 4억원 이상 오른 17억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K공인 관계자는 “계약하고도 잔금일까지 통상 2~3개월 걸리는 일반적인 주택 거래 절차를 감안할 때 아직 매물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은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 증가보다 집값 상승분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양도세는 ‘안팔면 그만’이고 정권에 따라 정책이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카드가 먹히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히든 카드로 ‘보유세 인상’을 꺼내들 태세다. 거래세인 양도소득세와 보유세인 재산세·종합부동산세가 동시에 강화되면 다주택자들이 오래 견디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과거 비슷한 정책 결정이 집값 상승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전례도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노무현 정부 시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보유세 강화(종합부동산세 도입)를 동시에 담았던 2003년 10·29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고 1년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2.55% 하락했다. 직전 1년간 6.8% 뛰었던 가격을 일시에 끌어내린 카운터펀치였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대출 규제가 이미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과 함께 보유세 인상까지 겹칠 경우 주택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며 “이는 집값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2003년 10·29 대책 발표 전후 주택매매가격 변동률(자료: KB국민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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