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높은 금리를 내세워 자금을 끌어모았던 인터넷은행들이 최근 들어 예·적금 등 수신상품의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시중금리가 하락세인 데다 조달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속도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달 20일과 지난 1일 예·적금상품 금리를 각각 0.05~0.1%포인트씩 인하했다. 카카오뱅크도 1일자로 0.2%포인트씩 내렸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영향이다.
카카오뱅크도 올 들어 4차례 예·적금 상품 금리를 내렸다. 그 결과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3월 초 연 2.50%에서 현재 1.80%로 0.7%포인트 내려갔고 1년 만기 적금 최고금리는 5월 초 연 2.70%에서 현재 2.0%로 인하했다.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 전략을 유지하되 금리차이를 줄이겠다는 게 이들 은행의 계획이다. 이는 자금운영 및 수익성과 관련이 있다.
주요 시중은행이 금융당국의 새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잔액) 기준을 맞추기 위해 예금 확보에 적극적이지만 두 은행은 예금 규모와 비교해 대출이 적은 게 문제다. 고금리 전략 등으로 수신이 크게 늘었지만 여신은 신용대출만 취급하다보니 확대에 한계가 있는 셈이다. 실제 케이뱅크와 카뱅의 올해 1분기 기준 예대율은 각각 61.6%, 64.9%로 시중은행이 90% 후반대를 기록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고금리 전략으로 수신을 늘렸지만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다 보니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 관리 측면에서 인터넷은행이 시장금리를 크게 웃도는 상품을 계속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편의성이나 아이디어 상품 등으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