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합당, 뒤늦은 '징비록'…황교안에게 물어보라

  • 등록 2020-06-23 오전 6:00:00

    수정 2020-06-23 오전 6:00:00

황교안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지난 4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앞에서 선거마무리 대국민 호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다들 부담스러우니 (TF참여를) 잘 안 하려고 한다. 나중에 결과물이 나왔을 때 황교안 전 대표가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건가’는 전화가 오면 불편할 것 아닌가 (웃음).” (정양석 제21대 총선 백서제작특별위원장)

미래통합당이 22일 선거 패배 70일여 만에 ‘징비록’ 작성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 한 달 만에 총선 평가단을 가동한 것과 비교하면 뒤늦은 감이 있다. 통합당의 총선 평가가 이렇게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리더십의 부재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할 거냐, 말 거냐를 가지고 시간만 끌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당선 이후 당은 외견상 안정에 들어갔고, 평가 열차는 출발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그 내용이다. 그간 통합당 전·현직 의원부터 당직자까지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어보면 모두 패배의 원인을 머릿속에 공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입 밖으로 허심탄회하게 그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다. 바로 ‘황교안’ 세 글자다.

혹자는 황 전 대표의 업적을 두고 “보수가 모을 수 있는 최대치의 득표를 모은 것”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를 내렸다. 즉, 강경보수로 똘똘 뭉쳐봐야 42%라는 것이다. 냉정하게 이 수치로는 다음 2년 뒤 찾아올 대선·지선에서도 필패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총선 패배를 두고 코로나19 사태와 이로 인한 긴급재난지원금 ‘살포’를 주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한 낙선인은 “올해 초 까지만 해도 경제가 워낙 안 좋아서 해볼 만한 싸움으로 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이번 총선을 가른 요인으로 ‘코로나 사태’를 한 명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가 세상에 뒤처졌던 것뿐이다”(김웅 의원)는 말처럼, 통합당이 극우가 아닌 국민 과반의 지지를 얻고자 했는지는 되돌아봐야 한다.

결론은 첫 문장과 이어진다. 징비록을 진정으로 제작할 마음이 있다면 황 전 대표, 김종인·박형준·신세돈 전 선거대책위원장, 김형오·김세연 전 공천관리위원(장)을 불편하게 만드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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