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e갤러리] 울퉁불퉁한 달로 오느라 애썼다…박성욱 '달'

2020년 작
구워낸 얇고 납작한 판, 철틀에 그리듯 채워
미묘히 다른 색·질감 조각으로 이뤄낸 '전체'
전통 분청서 현대성 끌어낸 '입체 이상 회화'
  • 등록 2020-08-06 오전 4:05:00

    수정 2020-08-11 오전 5:05:10

박성욱 ‘달’(사진=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둘로 나뉜 숲, 그 한 숲에 울퉁불퉁한 보름달이 떴다. 낱낱의 조각들이 바투 붙어 간신히 형태를 갖춘 달이다. 멀리서 보면 돗자리에 달 모양을 거칠게 짜낸 것도 같다. 하지만 다가갈수록 편린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흙이다. 색감·질감이 미묘하게 다른 흙조각.

도예작가 박성욱은 분청사기에서 유래한 덤벙분장기법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꾸려 왔다. 전통적인 분청에서 현대성을 끌어내는 작업이다. 독특한 것은 그 기법으로 ‘입체 이상의 회화’를 넘보는 건데. 도기를 굽듯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얇고 납작한 판을 나무나 철로 각을 잡은 틀에 하나하나 ‘그리듯’ 채워내는 식. 마치 모자이크를 하듯, 퍼즐을 맞추듯 배열하고 심어낸다.

손끝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형태를 잡고, 분장을 씌운 ‘편’을 수없이 메워야 완성되는 그림이니까. 틈이 생기고 금이 그어지는 과정까지 맞춰내야 하니까.

맞다. ‘달’(Moon·2020) 하나 둥실 띄우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나. 반복으로 질서를 잡는 일이니. ‘전체는 개체의 단순한 합이 아니’란 믿음에서 나온 힘이라고 할까.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KCDF(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편’(片)에서 볼 수 있다. ‘2020 KCDF 공모전시’의 일환이다. 철판에 분청편. 180×150㎝. 작가 소장.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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