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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둘로 나뉜 숲, 그 한 숲에 울퉁불퉁한 보름달이 떴다. 낱낱의 조각들이 바투 붙어 간신히 형태를 갖춘 달이다. 멀리서 보면 돗자리에 달 모양을 거칠게 짜낸 것도 같다. 하지만 다가갈수록 편린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흙이다. 색감·질감이 미묘하게 다른 흙조각.
도예작가 박성욱은 분청사기에서 유래한 덤벙분장기법으로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꾸려 왔다. 전통적인 분청에서 현대성을 끌어내는 작업이다. 독특한 것은 그 기법으로 ‘입체 이상의 회화’를 넘보는 건데. 도기를 굽듯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얇고 납작한 판을 나무나 철로 각을 잡은 틀에 하나하나 ‘그리듯’ 채워내는 식. 마치 모자이크를 하듯, 퍼즐을 맞추듯 배열하고 심어낸다.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KCDF(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편’(片)에서 볼 수 있다. ‘2020 KCDF 공모전시’의 일환이다. 철판에 분청편. 180×150㎝. 작가 소장.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