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채용 외면’ 공기업 성과급 못받는다…경영평가 대수술

내년부터 경영평가에 ‘채용 확대·조기채용 노력’ 반영
청년인턴 실적도 평가…홍남기, 이달말 평가편람 확정
내년 공공기관 채용 역대 최대 규모, 3만명 넘을 전망
공공기관 인건비 年 30조 “방만채용 없도록 점검해야”
  • 등록 2020-12-21 오전 5:00:00

    수정 2020-12-21 오전 5:0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청년 채용을 외면하는 공공기관에 페널티를 부과한다. 반면 청년 인턴을 내실 있게 운영하고 신규 채용을 확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공공기관은 인센티브를 받는다. 코로나19로 청년 실업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을 개편해 청년채용 노력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졸업을 앞둔 특성화고 3학년들이 지난달 22일 서울 신촌역 인근에서 고졸 일자리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신속·대규모 채용 공공기관에 인센티브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이같은 공공기관 일자리 대책을 담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는 2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를 열고 구체적인 경영평가 개편 내용이 담긴 ‘2021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편람’을 확정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경영평가 개편 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기관의 채용 확대·조기 채용 노력’을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회적 가치 구현의 일자리 창출 평가지표에 청년채용 실적을 반영할 것”이라며 “공공기관들이 얼마나 일자리 창출 노력을 하는지 면밀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 실적에 따라 평가등급, 등급과 연계된 성과급에서 기관별 희비가 갈릴 수 있는 셈이다.

청년 인턴 실적도 경영평가에 반영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일경험(인턴) 사업 규모를 올해보다 8000명 늘린 2만2000명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별 채용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어 ‘일경험제도 운영 내실화를 위한 노력·성과’를 평가하도록 공공기관·지방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내년 2월에는 ‘공공기관·지방공기업 체험형 일자리 운영 내실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도 공공기관 채용 규모를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공공기관 신규채용 목표를 2017년 1만9800명에서 올해 2만5700명으로 매년 늘려 잡았다. 지난해 실제 공공기관 채용 규모는 당초 목표보다 1만명 가량 많은 3만3447명에 달했다. 내년도 공무원 채용 목표도 3만여명이나 된다. 공공기관과 공무원을 합한 공공부문 전체 신규채용 규모는 7만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채용 늘리면 인건비 부담 눈덩이


정부가 이렇게 청년 고용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통계청의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가 작년 11월보다 20만9000명이나 급감했다. 세대별로 보면 20대에서 취업자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 확산에 따라 임시직에서 해고되거나 아르바이트 자리조차 구하지 못한 청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들도 이같은 정부 기조에 따라 청년 고용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경영평가 등급에 따라 기관장 거취, 임직원 성과급이 연동되기 때문에 개편된 평가지표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청년고용 외에도 임금피크제, 직무급제, 한국판 뉴딜, 혁신성장 관련 개선된 평가지표도 새로 반영된다.

하지만 채용 규모가 늘수록 인건비 부담이 우려된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공공기관 340곳 가운데 수익성 사업을 하는 274곳의 인건비는 2017년 23조6135억원, 2018년 24조9905억원, 2019년 26조9213억원, 올해 29조5742억원으로 매년 불어났다. 문재인정부 첫 해인 2017년보다 3년새 6조원이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공기업 사장 평균연봉은 2억922만원, 공기업 직원 평균연봉은 7942만원이었다.

전문가들은 청년고용을 확대하는 방향은 맞지만, 내실 없이 채용 숫자만 채우는 부작용이 없도록 꼼꼼히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영평가 공기업 평가단장을 지낸 신완선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청년채용 관련한 평가지표·기조가 구체적이고 분명하기 때문에 곧바로 공공기관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숫자 채우기 식으로 이행하는 공공기관이 없도록 점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 신규채용 목표·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청년고용 확대에 따라 내년에는 역대최대 수준으로 신규채용을 할 예정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공공기관 340곳 가운데 수익성 사업을 하는 274곳의 인건비는 2017년 23조6135억원, 2018년 24조9905억원, 2019년 26조9213억원, 올해 29조5742억원으로 매년 불어났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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