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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인구대책 골든타임…지방 메가시티 키워 젊은층 유인해야"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수도권 몰린 인구 분산해야 해결책 보여
인프라 갖춘 지방 핵심 대도시 집중지원
전세계 유일 '역피라미드' 인구구조 보여
  • 등록 2021-01-11 오전 5:00:00

    수정 2021-01-26 오후 3:13:42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우리나라의 인구감소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이 빨라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역(逆)피라미드식 인구구조다. 사회부양비를 유럽식으로 늘려 노인인구를 부양하는 것은 지속 불가능한 모델이라는 얘기다. 벤치마크할 수 있는 해외사례가 없는 만큼 한국만의 해법을 찾아 전략적으로 시스템 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미래는 암울하다.”

국내 최고의 인구학자중 한 명으로 꼽히는 조영태 서울대(사진) 보건대학원 교수를 최근 서울대 보건대학원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인구 감소는 출생아수의 급전직하로 2019년 정점을 찍고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앞으로 10년간 50만명이 더 감소할 것”이라며 “개혁이 없으면 인구변화의 위기는 손쓰기 힘든 상태가 된다. 인구정책이 정말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는 역대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2016년 그의 히트작 ‘정해진 미래’에서 예측한 그대로 됐다. 그는 지금의 국내 인구실태를 기준으로 후속작을 준비 중이다. 그는 “(4년전 책이) 잔잔했다”면 지금 준비 중인 책은 “현실로 다가온 위기상황을 담는다”고 했다.

조 교수는 “앞으로 10년이 골든타임”이라며 “본격적인 초저출산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를 절실히 체감하기까지 10년 정도 남았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한 우선 과제로 ‘지방혁신도시’ 전략을 전면 수정하고, 연금개혁을 시급히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은 2028년부터 인구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는데.

△통계청과 행정안전부 기준이 달라서다. 2020년 내국인 인구 감소는 예상된 바다. 주민등록인구는 우리나라에 주민등록을 갖고있는 내국인이고, 내·외국인 합친 것이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리나라 인구다. 내국인 인구는 2019년 정점을 찍고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구조는 출생아수의 급전직하로 전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역삼각형 구조다. 이런 추세는 심화할 것이다. 출산이 가능한 여성의 숫자가 줄기 시작한 반면 베이비부머 세대(1955~1974년생)의 사망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출생수가 2016년을 기점으로 급락한 이유는.

△그 이전엔 좀 늦더라도 결혼은 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지만 이제는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2015년 밀레니얼 세대인 85년생부터가 서른살이 되면서 아이를 낳는 연령대로 진입하면서다. 반드시 결혼을 해야된다는 가치관이 주입되지 않은 세대다. 이는 앞으로 한번 꺾인 추세는 가치관이 바뀌지 않는 한 되돌리기 힘들 것이란 얘기다.

-인구감소에 따른 대한민국의 위기는 불가피한가.

△앞으로 10년은 기회가 있다. 우리나라 인구는 2030년까지 50만명 가량 줄어들 것이다. 매년 5만명 정도 줄어드는 것인데 일상적인 생활에서 인지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조금씩 없어지는 셈이다. 출생자수가 급감한 세대들은 아직 10세 이하이고 경제활동인구의 큰 변화가 앞으로 10년 사이에는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이 기간을 앞으로 30년을 맞이하는 준비 기간으로 삼아야 한다. 만일 이 10년 동안에도 아무런 변화없이 간다면 대한민국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2030년까지 긴호흡으로 인구를 재배치해야한다.

-저출산 문제 대책은 있나.

△과거 10년간 복지위주의 저출산 정책은 실패했다.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게 유리한 선택이다. 인간의 기본적 본능인 재생산 본능이 다시 발현되도록 국가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저출산 정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일차적으로는 인간의 재생산 본능에 반하는 제도적 요인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야 한다. 방송인 사유리씨가 정자 기증을 받아 아이를 낳은 것이 앞으로는 어색하지 않은 사회가 될 것이다. 4인가구 위주의 정상 가정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는 만큼 제도도 그에 빠르게 따라가야한다. 하지만 이것도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은 아니다. 결혼을 원해도 준비된 결혼이 아니면 결혼을 포기하는 세대다. 그런데 여전히 작은 것부터 마련해서 늘려나가는 베이비부머식 낡은 사고방식으로 정책을 마련 한다. 신혼은 물론 1인 가구도 ‘작은’ 것보다 ‘좋은’ 것을 바로 소비한다. 이 흐름을 간파하지 못하면 기업도 국가도 실패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첫번째가 수도권에 집중된 자원을 지방으로 재배치하되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도록 합리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한다. 서울 불패 신화처럼 지방도 살기 좋아지고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젊은 세대의 소비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진 핵심 대도시 위주로 자원을 집중해야한다. 10군데에 산발적으로 벌려놓은 혁신도시는 정착하지 못했다.

-역삼각형이면 연금과 재정고갈 수순 아닌가.

△우리나라는 인구구조가 세부담을 늘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할 수 없는 형태다. 일본보다도 고령화가 빠르다. 이는 높은 복지에도 견조한 경제 성장을 이뤄내 벤치마크 사례로 삼고있는 스웨덴처럼 되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라는 말이다. 스웨덴은 역삼각 구조가 아니고 종형에 가깝기 때문에 국민부담률(세금과 연금을 포함한 사회보험료 합계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어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스웨덴처럼 버는 돈의 50%를 낸다고해도 부족할 것이다. 노인인구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자기 자식은 이민을 보내는 게 나을 것이다. 한국은 시스템을 바꿔야한다. 정년을 연장하고 연금수령 시기를 늦춰야한다. 공무원 확대에 따른 재정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성과급제에 기반한 공무원 임금 개편도 필수다.

-우리보다 빠른 고령화사회 맞은 일본은 지금 어떤가.

△일본도 적절하게 저출산에 대응하는 정책 대응을 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나마 일본 사람들의 가치관은 우리나라만큼 완전히 획일적이지 않다. 우리나라가 명문대와 대기업에 대한 획일적 욕망을 갖고 있다면 일본은 대학진학률이 줄고 있고, 도쿄로 몰리지 않고 출생 지역에서 살기 시작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이것이 일본에서 출산율과 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막아주는 토대가 되고 있다.

◇조영태 교수는

△고려대 사회학과 학사 △미국 텍사스대 사회학 석사, 인구학 박사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한국인구학회 이사 △한국보건사회학회 이사 △아시아인구학회 이사 △서울대 보건대학원 인구정책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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