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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정 SJL 대표, 모멘티브 인수의 숨은 공신
업계에서는 KCC를 글로벌 실리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정몽진 KCC 회장의 의지가 이번과 같은 대형 M&A를 성사시켰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에 못지않게 ‘숨은 공신’으로 꼽히는 사람이 있다. 임석정 SJL파트너스 대표다.
임 대표는 본인이 설립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SJL파트너스를 통해 이번 모멘티브 인수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 다른 파트너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SJL파트너스가 모멘티브의 지분 50%를 사들인 덕에 3조원을 넘어서는 ‘공룡기업’을 자금동원력이 강하지 않은 KCC와 중견기업 원익이 인수할 수 있었단 평가다.
지난 2011년 KCC는 JP모건으로부터 자문을 받은 끝에 삼성카드가 보유하던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인수했는데, 당시 JP모건 한국사무소 대표가 임 대표였다. 2013년 KCC가 만도 지분을 처분할 때도 JP모건이 매각주관사를 맡으며 인연이 이어졌다. 이번 컨소시엄 구성에서도 당시의 인연이 한 몫 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1세대 IB 대표주자 … 셀트리온 등과의 협업 기대감↑
임석정 대표는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1세대를 논할 때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임 대표은 지난 1995년부터 20년 동안 JP모건 서울사무소 대표를 역임하며 LG카드·금호생명·더페이스샵·OB맥주 등 굵직한 딜의 매각 자문을 도맡았다.
또한 지난 2011년 JP모건 계열 사모펀드(PEF)인 원에쿼티파트너스의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22.84% 투자와 지난 2014년 셀트리온의 3억 달러 규모의 해외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자문하며 셀트리온을 국내 정상의 바이오 기업으로 올려놓는데 한 몫했다.
임 대표는 지난 2015년 유럽계 사모펀드 운용사 CVC캐피탈의 한국 회장으로 취임하며 PEF 업계에 본격 진출했다. 다만 CVC에서는 동양매직 인수 및 우리은행 지분 투자 실패 등 쌓아온 실적에 비해 아쉬움이 남는 결과를 남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임 대표가 JP모건 및 CVC캐피탈 시절 기업들과 다져두었던 인맥을 활용해 기업 M&A 건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 관측하고 있다. 특히 임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M&A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인지라 향후 셀트리온의 행보에 임 대표가 어떤 역할을 할지 업계의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