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생확대경]직무급제, 공무원부터 도입해야

공무원 빼고 공공기관·공무직 보수개편
복지는 공무원 먼저, 호봉제 폐지 발빼
“공공부문 전반 보수체계 논의할 시기”
  • 등록 2020-02-18 오전 6:00:00

    수정 2020-02-18 오전 9:09:34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4월1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공무원상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이 굳건하게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은 공무원의 열정과 헌신”이라며 정의로운 공무원상을 강조했다. (청와대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연두 업무보고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공기관 보수체계 개선 방향을 보고했다. 골자는 공공기관 호봉제 폐지 및 직무급제 도입이다. 노동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임금체계 개편을 공공기관부터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보고에서 공무원 호봉제 폐지 및 직무급제 도입은 빠졌다.

직무급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들이 도입한 제도다. 인사혁신처가 의뢰한 ‘직무에 기반한 공무원 보상체계 연구’ 보고서를 보면 미국 공무원 급여는 직무급제를 기반으로 한다. 영국 공무원도 직무평가에 따른 등급별 점수에 따라 기본급 등급을 적용받는다.

직무급제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을 구현하는 수단이자, 노동시장의 생산성을 끌어올려 경제성장 정체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힌다.

공정한 임금체계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데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치는 등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우리나라로서는 도입이 시급한 제도다.

직무급제는 최근 문 대통령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사안이자 우리 사회가 떠안고 있는 숙제인 고용연장을 뒷받침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고용·정년연장을 위해서는 근무기간만큼 자동으로 급여가 오르는 호봉제부터 손봐야 한다.

국회의장 직속 싱크탱크인 국회미래연구원 박진 원장은 “호봉제와 정년연장은 공존할 수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물론 직무급제가 완벽한 제도는 아니다. 공무원노조는 △직무를 측정할 정량적·정성적 계량이 불가능하고 △공직사회를 서열화해 권력 앞에 굴종했던 과거의 폐단을 되풀이할 수 있고 △복수의 임금체계로 낮은 임금과 처우 차별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물론 이같은 우려가 ‘기우’(杞憂)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게 맞을까.

정부는 공공기관에 대한 직무급제 도입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공기관위원회는 작년 11월 공공기관 호봉제 폐지 및 직무급제 도입 논의를 시작했다. 공공부문 공무직위원회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공무직(무기계약직)의 임금체계 개편 방안에 대한 논의를 곧 시작한다.

공공기관들은 불만이 적지 않다. 그렇게 필요하고 중요한 제도면 공무원부터 시행하라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육아휴직·출산휴가 확대, 근로시간 단축 등은 “공무원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앞장서면서 호봉제 폐지처럼 불리한 제도는 발을 빼는 행태에 대한 불만이다.

공공기관·공무직 임금체계만 ‘우선’ 개편하면 “공무원만 철밥통·금밥통이냐”는 비난이 쏟아질 게 불 보듯 뻔하다. 저항이 거세지면 공공기관, 공무직 보수개편은 성공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7년 3월18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제4대 출범식에 참석해 “단순히 연공서열대로 급여가 올라가는 구조는 맞지 않다”며 직무급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을 나타냈다. 어렵고 힘든 일도 먼저 솔선수범하는 공직사회의 노력이 아쉽다.

인사혁신처는 지난해 공무원 평균 월급(2019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을 530만원으로 관보에 고시했다. 이는 연평균 6360만원(세전) 수준이다. 공무원 평균 월급은 2011년 첫 발표 이후 작년까지 9년 연속 증가했다 [출처=인사혁신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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