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선수 폭행' 감독·선배, 영구제명 순간도 뉘우치지 않았다

  • 등록 2020-07-07 오전 11:39:31

    수정 2020-07-07 오전 11:39:21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 트라이애슬론 감독이 소명을 마친 후 회의장에서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고 최 선수의 선배 장윤정 선수가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영구제명 징계 결정이 내려지는 순간에도 그들은 끝내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법적대응을 미리 대비한듯한 모습을 보여 분노를 자아냈다.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6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7시간여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고(故) 최숙현 선수를 죽음으로 몰고간 김규봉 감독과 주장 장윤정 선수를 영구 제명한다”고 결정했다.

또한 최 선수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난 남자 선배 김 모 선수에 대해선 10년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공정위는 “위원회가 확보한 녹취 파일, 영상 등 자료들과 징계혐의자의 진술이 상반됐다”면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최숙현 선수뿐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의 여러 진술을 분석했고 징계혐의자의 혐의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감독은 팀을 총괄해야 하는 자리에 있음에도 직무에 태만했고 폭력 행위를 했거나 이를 방관했기 때문에 체육인의 품위를 떨어뜨렸”며 “장 선수는 징계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관련 진술을 살펴보면 지속해서 폭행과 폭언한 사실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 선수가 생전에 남긴 수많은 녹취에는 폭행 당시의 끔찍했던 기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심지어 최 선수와 함께 했던 팀 동료들도 감독과 주장 장윤정을 ‘가해자’로 지목했다.

용기를 낸 추가 피해자들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추가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김 감독과 장 선수는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은 것은 물론 선수들을 이간질하고 따돌리는 행동까지 서슴치 않았다. 심지어 사용처가 불분명한 금전거래까지 요구했다. 금전거래 내역은 통장 등을 통해 고스란히 증거로 남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끝까지 발뺌했다. 김 감독은 국회 상임위 특별 조사에서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면서도 폭행 사실에 대해선 부인했다.

최 선수 동료들의 추가 피해 증언을 통해 폭행·폭언의 당사자로 지목된 장윤정도 “폭행한 적이 없다”며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남자 선배는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폭행한 적이 없으니 사과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최 선수 부모에게 “내가 다 내려놓고 떠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에 대해서도 “최 선수의 아버지가 날 협박해 진정시키는 차원에서 보낸 것이고, (이번 건을) 책임진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변명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 한 위원은 “누군가에게 법적인 조언을 구한 것 같다”며 “철저하게 혐의를 부인하더라”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징계로 인해 다시는 트라이애슬론계에서 지도자나 선수로 나설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징계가 내려지는 순간까지 뉘우치는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트라이애슬론계만 떠날 뿐 이들에게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최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줄 방법은 사법기관의 철저한 수사 뿐이다. 대구지검과 경북경찰청은 최 선수 사건을 처리할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최 선수의 생전 호소에도 늑장대응했던 책임이 있는 검찰과 경찰이 얼마나 이 문제를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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