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더 글로리’·‘빈센조’…안방 흥행 공식된 ‘복수극’

김순옥·김은숙·박재범 등 스타작가 주축
연출력·톱배우 캐스팅·보장된 필력…몰입도 극대화
  • 등록 2021-01-12 오후 2:20:21

    수정 2021-01-13 오전 9:52:0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상반기 JTBC ‘부부의 세계’가 쏘아 올려 하반기 SBS ‘펜트하우스’로 대미를 장식했던 지난 2020년 드라마 시장은 ‘막장의 세계화와 고급화’란 수식어를 낳으며 복수극 신드롬을 이끌었다. 복수극 전성기는 히트작들을 쏟아낸 스타 작가들을 중심으로 2021년 안방극장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 시즌2를 비롯해 김은숙 작가의 ‘더 글로리’, 박재범 작가의 ‘빈센조’까지 톱배우들로 무장한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은 올해의 기대작들이 전부 ‘복수’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부부의 세계’→‘펜트하우스’로 흥행공식 성립

지난 5일 시즌1의 막을 내린 뒤 오는 2월 ‘시즌2’ 방송을 앞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는 시즌1 마지막회 순간 최고 시청률이 31.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고전을 면치 못했던 지상파 드라마의 자존심을 다시 세웠다는 호평을 받았다. 2020년 SBS 연기대상에서도 이지아, 김소연 등 주요 배우들이 최우수·우수연기상을 공동 수상하는 등 8개 부문을 석권해 최다관왕을 휩쓸었다.

방영을 앞둔 시즌2에 거는 기대와 호기심도 크다. 지난 시즌1이 두 복수의 주인공 심수련(이지아 분)과 오윤희(유진 분)의 죽음을 암시하는 엔딩들을 미끼로 던져 충격 반전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생사여부 및 본격 복수극의 전말이 펼쳐질 시즌2를 시청자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헤라팰리스’란 상류층 주거공간을 배경으로 자식을 잃은 한 여자와 신분상승을 위해 거침없이 질주하는 또 다른 여자의 복수극과 암투들을 그린 ‘펜트하우스’는 ‘아내의 유혹’, ‘언니는 살아있다’, ‘황후의 품격’ 등 인기 드라마들을 집필하며 ‘막장 대모’란 별명을 얻은 스타작가 김순옥이 내놓은 1년여 만의 복귀작이다. 이전 히트작들을 통틀어 그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 ‘매운맛 복수극’이란 평을 받으며 2020년 하반기 국내 드라마 시장을 강타했다.

연내 시즌3까지 방송을 예고했고 주요 인물들의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높은 만큼 ‘김순옥표 복수극’ 전성시대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룬다.

정덕현 평론가는 “모두의 예상을 깬 급격한 전개와 극적 결말은 김순옥 작가 작품의 전매특허다. 극의 개연성과는 관계 없이 하나의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겠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끝까지 정주행할 시청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지난해 ‘부부의 세계’부터 ‘펜트하우스’까지 빠른 전개의 복수극이 확실히 시청자들에게 통한다는 ‘흥행 공식’이 성립된 것 같다”며 “그 여파로 다른 케이블, 종편 채널들도 복수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을 잇달아 편성하는 추세인 만큼 신인 작가, 스타 작가를 불문하고 ‘복수극’ 소재에 도전하는 움직임들이 앞으로도 자주 포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BS ‘펜트하우스’ 포스터(왼쪽부터), 김은숙 작가, 배우 송혜교. (사진=SBS, 이데일리DB)


로맨스 김은숙·장르물 박재범도 ‘복수’ 도전

로맨스, 액션 등 다른 장르에서 두각을 드러내 온 스타 작가들이 최근 들고 온 신작들에 모두 ‘복수’ 코드가 녹아있다는 점도 이를 입증한다.

‘시크릿 가든’, ‘도깨비’, ‘더킹: 영원의 군주’, ‘태양의 후예’ 등 판타지, 트렌디 로맨스 드라마로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른 김은숙 작가는 이번 신작 ‘더 글로리’(The Glory)를 통해 처음으로 복수극에 도전한다.

제작사 화앤담픽쳐스에 따르면 ‘더 글로리’는 건축가를 꿈꿨지만 고등학교 시절 잔인한 학교폭력으로 자퇴를 한 주인공이 가해 주동자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뒤 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이의 담임교사로 부임 후 가해자들과 방관자들에게 처절한 복수를 시작하는 사악하고 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8부작 시즌물로 제작되며, 방송사 및 편성 시기는 미정이지만 올 하반기에는 촬영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의 후예’로 호흡을 맞췄던 톱배우 송혜교가 주인공에 드라마 ‘비밀의 숲’, ‘청춘기록’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안길호 PD가 연출을 맡아 벌써부터 기대가 높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김은숙 작가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발달로 시청자들이 다양한 국가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취향과 안목이 더 다양하고 까다로워진 변화상을 의식한 것 같다”며 “기존의 멜로 소재만으로는 OTT 시장을 사로잡기 어렵고 시즌제로 제작하기 위한 분량을 뽑아내기도 쉽지 않은 만큼 ‘복수’란 강력한 목적을 지닌 주인공을 내세워 다양한 시도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열혈사제’, ‘김과장’, ‘굿닥터’ 등 장르·액션 드라마계 히트메이커로 불리는 박재범 작가도 배우 송중기를 내세운 복수극으로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린다. 현재 방송 중인 tvN 토일극 ‘철인왕후’의 후속작으로 방송될 박재범 작가의 신작 ‘빈센조’는 조직의 배신으로 한국에 오게 된 이탈리아 마피아 변호사가 베테랑 독종 변호사와 함께 악당의 방식으로 악당을 쓸어버리는 이야기를 그린다. ‘왕이 된 남자’, ‘돈꽃’을 연출한 김희원 PD의 연출력에 tvN ‘아스달 연대기’ 후 1년 6개월 만에 돌아오는 송중기의 화제성과 연기력이 더해져 올해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힌다. 송중기는 극중 마피아의 냉철한 전략가이자 변호사인 ‘빈센조 까사노’ 역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복수극이 각광받는 현상에 대중의 불안한 사회적 심리가 반영돼 있다고도 설명한다. 심희철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복수극들은 주인공들의 복수가 사회, 일상의 부조리로 인한 피해,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는 의지에 기인해 있고, 그 부조리가 실제 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라는 공통점을 지닌다”며 “시청자들은 실제 자신들이 처한 정치, 사회적 현실에 비춰 불안하고 억울한 상황에 처해진 주인공들의 모습에 감정 이입한다. 주인공들이 복수를 준비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가학과 자학이 얽힌 감정을 느끼고 이를 즐긴다”고 분석했다.

(사진=tvN ‘빈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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