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미국 농산물 시장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미국 내 마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공급망을 제한한 탓이다. 중국은 전 세계 마늘 공급량의 80%를 담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농무부를 인용, 2월 첫 2주 동안 마늘 5알이 들어 있는 한 팩의 소비자 가격은 평균 1.425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9% 급등한 것으로, 2018년 이래 최고가다.
도매 가격 상승세는 훨씬 가파르다. 캘리포니아를 통해 수입된 30파운드(1파운드=약 0.45kg)짜리 중국산 마늘 한 자루는 같은 기간 85~87달러에 거래됐다. 연초와 비교하면 60%, 1월 평균 가격대비로는 13% 각각 폭등한 것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시 간 통행 및 운송을 제한하면서 고향을 찾았던 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하지 못했다. 또 이미 수확해 둔 마늘이 있다고 해도 해외 수출은 커녕 중국 내부에서조차 제대로 유통되지 못했다.
이외에도 WSJ은 중국 지역언론을 인용해 중국인들이 마늘에 코로나19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믿으면서 평소보다 더 많이 섭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내 마늘 수요가 늘어난 것도 중국산 마늘 가격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마늘의 재배기간은 통상 9개월로, 수확기는 1년에 한 번 여름에 도래한다. 이 때 수확한 마늘은 다양한 형태로 가공돼 이듬 해에 판매된다. 미국 식품업체 길로이는 “중국산 마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최근 아르헨티나, 멕시코, 스페인 생산업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