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준 "소 잡는 칼로 닭 못 잡아…과도한 기업 형벌 완화해야"[만났습니다①]

홍석준 국민의힘 규제개혁추진단장 인터뷰
역대 정부 규제개혁 추진했지만 '용두사미'
국회 차원 사전 규제영향분석 제도 도입 주장
"대기업 특혜 오해…백신피해자 등 국민 삶 직결"
  • 등록 2022-09-27 오전 8:27:47

    수정 2022-09-27 오전 8:48:11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과도한 기업 형벌은 결국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고 민간 주도의 경제 환경을 무너뜨릴 수 있다. 신성장 산업에 대한 역동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이뤄지도록 이름뿐인 규제 샌드박스 및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

최근 이데일리와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매번 역대 정부에서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했던 규제 개혁을 현 정부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사전 규제영향분석제도 도입 등 입법을 통해 관련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통 관료 출신인 홍 의원은 초선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정책 기조인 ‘민간주도 경제’와 ‘경제분야 규제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7월 당으로부터 규제개혁추진단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홍 의원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으로 당 원내부대표, 중산층·서민경제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국회 입성 이전에는 대구광역시 경제국장을 역임하는 등 기업 현장과 규제개혁 분야의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으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는 진정한 규제 개혁을 위해서는 단순히 기업의 문제로만 국한하지 않고, 국민 전체로 범위를 넓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규제 개혁은 부자와 대기업만을 위해 혜택을 준다는 시각이 있기 때문에 오해를 사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국민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인권의 문제가 관련된 부분이 더 많다”면서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보다 넓고 본질적인 측면에서 국민 전체의 일상과 관련된 문제로 규제개혁의 방향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홍 의원과 일문일답.

-역대 정부가 출범 초기마다 규제 개혁을 강조했지만 결국 대부분 실패했다. 원인이 뭔가.

△역대 정부가 규제 개혁을 ‘규제 전봇대’, ‘손톱 밑 가시’ 등으로 표현하며 출범 초기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정권 말로 갈수록 용두마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행정부 주도로만 규제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전체 입법의 95%가 국회의원이 발의하는 법안들인데, 국회는 함께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다.

-구체적으로 규제개혁을 위한 의원 입법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나.

△정부는 새로운 규제를 만들거나 규제를 강화할 때 규제영향분석을 통해 사전적인 통제를 한다. 국회에도 임의평가제도라는 규정이 있긴 하지만 강행 규정이 아니어서 유명무실하다. 이런 이유로 국회의원의 발의하는 규제법안에는 아무런 통제장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입법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국회의원 법안 중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적절한 사전 규제영향분석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법률에 의한 낡은 규제들을 시대 변화에 맞춰 폐지할 것은 폐지하고, 개선할 것은 개선해야 한다.

-가장 문제가 되는 기업 규제는 무엇인가.

△과도한 기업 형벌 완화가 필요하다. 닭을 잡으려면 닭 잡는 칼을 써야지 무조건 큰 칼이라고 좋은 것이 아니다. 균형을 맞춰야 한다. 벌금이나 행정제재가 더 효과적임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구속하고 처벌한다면 기업 경영자들은 형사처벌의 위험부담을 무릅쓰고 우리나라에서 투자하거나 사업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중소기업 및 벤처기업에 대한 규제개혁은 변화한 경제 환경에 맞게 기존 규제들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새로운 산업에 대한 역동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이름뿐인 규제 샌드박스 및 규제자유특구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인공지능 등 신산업 분야에 대한 지원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야당에서는 규제 개혁이 부자나 대기업만을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많다.

△잘못된 시각이다. 규제개혁 과제를 논의할 때 기업과 관련한 내용이 많고, 대기업과 관련한 규제개혁이 큰 주목을 받게 되기 때문에 그러한 오해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규제개혁은 인권의 문제이고 특히 국민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국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분야가 많다. 따라서 규제개혁을 단순히 기업투자 활성화 같은 좁은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전 분야, 국민 전체의 일상과 관련된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

-국민의 삶과 직결될 수 있는 규제 개혁 과제를 꼽는다면.

△코로나 백신 피해자에 대한 보상의 절차와 기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서 백신으로 피해를 받았음에도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해 고통받는 국민이 없도록 할 수 있다. 또 보호 아동이나 범죄피해자와 같은 우리 사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에 대한 지원 기준을 개선해서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는 문제들도 우리가검토해야 하는 규제개혁 과제다.

-규제 개혁 성공을 위해 방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세부 내용의 설계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규제 개혁은 이익이 볼 수 있는 집단과 손해를 보는 집단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때문에 이해관계가 복잡하 문제를 다루는 규제 개혁은 적절한 보상 정책이 하나의 세트로 추진돼야 한다. 가령 코로나19 이후 도입 필요성의 목소리가 높아진 원격의료를 예로 들면 대부분 환자들이 대형병원에만 몰려 중소형 병원 수입은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이런 이유로 중소형 병원의 원격 의료에 따른 의료 수가 인정 등과 같은 대안도 반드시 모색해야 한다. 반대하는 단체를 일방적으로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의 요구를 듣고 정책 디자인을 잘해서 합리적을 대안을 마련하고 설득해야 한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개편의 일환으로 칩4 동맹(한국·미국·일본·대만 간 반도체 협의체) 이슈가 뜨겁다.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반도체 분야는 미국이냐 중국이냐 문제를 놓고 보면 의심할 바 없이 미국편에 서야 한다. 칩4 체제로 빨리 가야 한다. 반도체 전체적으로 보면 소재, 장비, 반도체 완제품이 있다. 반도체 완제품은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 반도체가 나뉜다. 이중 우리나라는 겨우 전체 반도체 밸류 체인 중에 메모리 반도체 생산만 조금 강할 뿐이다. 소재 장비 시스템 분야, 특히 설계 부분은 아직까지도 절대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일본, 유럽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전체 반도체 밸류체인을 보면 갈 길이 멀다. 중국 문제는 우리나라가 확실히 기술 우위를 가지고 있을 때 협상의 여지가 있다.

-21대 후반기 국회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 중인 법안이 있는지.

△국회에 입성해 1호 법안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선제적 지원을 위해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우리나라는 독일, 일본 등과 같은 외국과 달리 부의 대물림이라는 시각으로 기업승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중소기업 승계 지원을 위해 상속 공제 등 세제지원을 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지난해 수정안 개정안이 지난해 정기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되긴 했지만 이 법률안에는 기업승계 상속공제 요건 완화나 업종 변경 허용, 피상속인 지분요건 완화 등 중소업계 현장의 건의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국내 경제를 이끌어 갈 히든챔피언 육성을 위해 기업승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을 재차 발의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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