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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격에 이어 최근에는 이란 군사지도자 솔레이마니가 미군 드론 공습으로 사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드론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드론 테러를 막을 수 있는 안티드론 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드론은 내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2000만대 이상이 사용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발맞춰 안티드론 시장 역시 매년 30% 이상 성장, 2026년에는 5조4000억원 규모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드론은 장난감용에 불과하다. 하지만 언제든지 가공할 무기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비군사용 드론은 주로 블루투스나 와이파이를 쓸 때 이용하는 ‘ISM’(Industry Scientific Medical) 밴드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련 대역을 쓰지 않는 드론들이 많이 출시되면서, 대응 방법도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를테면 휴대폰 LTE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드론은 LTE망이 깔린 전국 어디에서든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군사용은 주파수 자체가 비밀이라 탐지가 더욱 어렵다.
안티드론은 우선 드론의 정확한 위치와 예상 이동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다음은 레이저나 ‘재밍’(jamming)으로 통신로를 두절해 무력화를 시도한다. 예전에는 매를 훈련시켜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법도 썼지만, 최근에는 동물학대라는 지적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다.
다빈시스템스가 개발한 ‘위상 배열 안테나 기반 드론 추적 시스템’은 현재 상용화 단계에 근접했다. 이름은 시력이 좋은 동물인 ‘타조’로 정했다. 안티드론에 주로 사용하는 ‘무선전파 신호감지’(RF센싱) 방식과 레이더 방식을 결합했다. 드론과 조종자는 서로 무선 전파 신호를 주고받는데, ‘타조’는 그 신호를 탐지해 추적하는 원리다.
다만 레이더 방식은 전파를 직접 송출하기 때문에 정부 허가가 필요하고, 장애물이 있으면 송출이 잘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RF센싱 방식은 드론이 쏘는 전파를 받는 ‘패시브’ 방식으로 탐지는 쉽지만, 방향 추적이 어렵다. 다빈시스템스 ‘타조’는 이 두 방식을 조합해 설치비용은 낮추고 탐지 기능은 강화했다. 올 상반기 중 시스템 개발을 마친 후 군부대와 공항, 발전소, 국가 주요시설 등에 보급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안티드론은 매년 연평균 30%씩 성장하는 시장이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이 비슷해 완벽히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며 “추적 시스템 현장시험을 진행 중이고, 올 상반기 중 검증을 마친 완성품을 출시하면 국내 안티드론 산업 자체도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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