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 금융위원장을 지낸 전광우(70)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금융감독 체계는 사전 예방적 감독이 중요한 것이지 사후 징벌적 규제는 최선이 아닌데, 한국에서는 그게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이사장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초대 금융위원장을 맡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최전선에 섰던 인사다. 세계은행 수석연구위원, 딜로이트코리아 회장, 외교통상부 국제금융대사,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민·관 요직을 거친 ‘국제금융 1세대’다.
그는 “사건이 터진 뒤 처벌하는 게 더 세 보일 수는 있다”면서도 “이런 식으론 금융산업에서 기업가정신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 이사장은 최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당국의 금융사 중징계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리스크는 관리 대상이지 회피 대상은 아니다”며 “위험과 수익은 트레이드 오프(trade off·정책목표 두 개 중 하나를 달성하려면 다른 하나는 희생하는 경우) 관계라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사의 무리한 DLF 영업에도 잘못이 있지만, 투자자 책임 원칙과 당국의 사전 감독 미흡도 짚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나라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금융이 더 뛰어야 한다”며 “삼성전자 등이 있는 제조업 경쟁력과 비교해 금융산업은 너무 취약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