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면·김치·우간다원두…‘소수 취향’에 눈돌리다

'니치마켓' 노리는 식품업계…세분화 상품으로 '취향 저격'
세부 요소 신제품 차별화, 기존 제품 라인업도 확장
김치는 숙성도 나눠 출시하고, 라면은 유탕면 대신 건면
  • 등록 2020-02-17 오전 6:30:00

    수정 2020-02-17 오전 6:30:00

[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식품업계가 ‘니치 마켓’(niche market·소수 취향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나의 제품이 인기를 끌면 우후죽순 격으로 ‘미투’(me too·모방) 제품이 쏟아지던 과거와 달리 세분화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도 세분화하는 방식이다.

식품업계는 소비자 취향을 고려한 신제품을 선보이거나 기존 제품의 라인업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네스카페 오리진스 (사진=롯데네슬레코리아)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커피 원두의 원산지부터 차(茶)의 농도 등을 세분화한 신제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롯데네슬레코리아는 지난해 말 개인의 취향에 맞게 원산지별 원두를 선택할 수 있는 스틱 커피 ‘네스카페 오리진스’를 출시했다.

그 동안의 스틱 커피 제품은 대부분 로스팅 강도에 따라 커피 맛의 진한 정도를 다르게 하는데 그쳤다. 반면 네스카페 오리진스는 원두 원산지를 다양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네스카페 오리진스는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우간다-케냐 △알타 리카 4종으로 출시됐다. 콜롬비아는 산뜻한 과일 향과 산미를 담았으며,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는 고소한 견과류 향과 스모키 향이 특징이다. 또 우간다-케냐는 세련된 향미와 적당한 산미를 품고 있고, 알타 리카는 카카오 향과 묵직한 바디감을 지녔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자사의 인기 제품인 ‘블랙보리’의 농도를 낮춰 ‘블랙보리 라이트’를 선보였다. 차 음료 시장에서 진한 맛과 연한 맛을 선호하는 고객층이 다르다고 판단해 라인업을 확장한 것이다.

기존 블랙보리는 가마솥 보리숭늉 맛을 재현한 농도가 진한 차 음료다. 이와 달리 블랙보리 라이트는 집에서 끓여 마시는 보리차 맛 느낌으로 맑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블랙보리 라이트에는 체내 중금속 배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검정보리에 호흡기 관리에 도움을 주는 맥문동을 추가했다.

김치시장에선 숙성도가 제품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됐다.

대상 종가집은 숙성도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갓 담근 생생아삭김치’와 ‘잘 익은 톡톡아삭김치’를 선보였다.

대상 자체 조사에 따르면 김치 소비자 중 30%는 갓 담근 생김치를, 70%는 숙성 김치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 종가집 ‘갓 담근 생생아삭김치’와 ‘잘 익은 톡톡아삭김치’.(사진=대상)
소비자 선호도와 달리 기존 시판 김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의 중부식 김치와 풍부한 감칠맛의 전라도식 김치처럼 맛으로만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 때문에 생김치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변하고, 숙성김치를 선호하는 소비자는 김치 구매 후 최소 2주를 기다림에도 최적의 맛을 즐기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종가집은 이러한 소비자 불편함을 해소하고 김치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최초로 숙성도에 따라 구분한 김치를 선보였다.

최근 마라 열풍과 함께 매운 맛을 강조한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이른바 ‘맵찔이’(매운 음식에 약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추세였다. 이에 식음료업계는 해당 소비자층까지 고려해 기존 제품의 매운 맛을 덜어낸 순한 맛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라면업계에선 기존 제품의 면을 유탕면이 아닌 건면으로 바꿔 칼로리를 낮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체중관리 때문에 라면을 먹고 싶어도 쉽게 즐기지 못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자사 대표제품인 ‘불닭볶음면’의 건면 버전인 ‘라이트 불닭볶음면’을 출시했다. 라이트 불닭볶음면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해 열량을 기존 제품의 70% 수준인 375㎉로 낮춘 제품이다. 매운맛도 완화해 스코빌지수는 기존 제품(4400SHU)의 60% 수준인 2600SHU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수 취향을 겨냥한 니치 마켓은 비단 식품업계뿐만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걸쳐 주목 받고 있다”며 “다품종 소량생산을 통해 특정 취향 소비자를 확실하게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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