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시대 ‘성큼’…대치동·목동 “반전세 아니면 갈 데가 없다”

학군지역 200만원 이상 고가월세 거래 ‘속속’
“내년 전세 월세화 더 가팔라질 것…
서울·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까지 위험“
  • 등록 2020-12-07 오전 6:00:00

    수정 2020-12-07 오전 7:47:13

서울 도심의 아파트 모습(사진=뉴스1)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난 불똥이 ‘월세대란’으로 옮겨붙고 있다. 전세품귀현상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월세로 밀려나면서 월세 상승폭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거래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데 반해 월세 거래량은 상승 전환했다. 전세난에 등 떠밀려 월세시장에 진입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등 학군 수요 밀집지역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대치동·목동 반전세도 구경 힘들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전용면적 161㎡는 지난달 10일 보증금 5억원, 월세 720만원(23층)에 계약됐다. 이 면적형은 지난 7월 보증금 3억원, 월세 7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보증금은 2억원이 뛰었고, 월세는 20만원을 더 내는 셈이다.

대치동에서는 월세 비중이 높은 반전세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별도 보증금과 함께 월세 200만원 이상에 거래된 매물이 6건에 이른다. 실거래가 신고기준인 30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가 반전세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서남권 대표 명문학군인 양천구 목동도 예외는 아니다. 양천구 목동1단지 전용 98㎡는 지난 24일 보증금 4억원, 월세 200만원(4층)에 계약됐다. 이 면적형은 지난달 5일 보증금 2억5000만원 월세 160만원에 거래됐던 매물이다. 한 달도 되지 않아 보증금이 1억5000만원 오르고 월세는 40만원 더 내야한다.

최근 대치동·목동 등 학군 지역 위주로 반전세가 급격히 늘어났는 게 다수 공인중개사무소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시 분류 방식으로 반전세(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초과하는 형태를 말하는데, 보증금 비중이 월세보다 커 시장에서 통상 반전세로 부른다.

대치동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은 사라졌고 그나마 있는 반전세도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때를 놓치면 월세 비중이 더 높아지니 매물 있을 때 서두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목동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세입자 어느 누가 반전세를 달가워하겠냐마는 집주인이 기존에 내놓은 전세도 반전세로 바꿔달라고 한다”면서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월세나 반전세로 세금을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임대차 2법 시행으로 월세 전환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 9월 전·월세 전환율을 기존 4%에서 2.5%로 낮춘 바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 계약 갱신에만 적용되고 신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세입자 주거 부담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내년 월세 가격·거래량 동반 상승할 듯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의 월간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11월 서울의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1.06%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월부터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올해 7월 0.00%로 보합세를 기록한 이후 8월(0.12%), 9월( 0.78%), 10월(0.40%) 연속 상승세다.

8월부터 본격 시행된 새 임대차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은 전세에 이어 월세도 자극하는 변수로 작용했다. 서울에서도 특히 강남 지역이 월세 상승을 이끌었다. 강남의 월세 상승률은 8월 0.78%, 9월 1.48%, 10월 1.88%로 지속 상승하다가 11월 3.41%로 급등했다.

월세 거래량도 갈수록 늘어나면서 임대차 시장이 반전세나 월세 위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4594건으로 올해 최저치다. 반면 지난달 월세 거래량은 3147건으로 전달(2832건) 대비 상승 전환했다. 같은 기간 반전세 거래량은 1977건으로 전달(1274건)에 비해 700건 이상 늘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저금리 기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전세의 월세화가 내년에는 조금 더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보유세 강화로 집주인이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서울과 수도권 뿐만 아니라 지방지역까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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