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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내사처리규칙 개정 방향에 대한 논의와 검토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경찰의 내사종결에 대한 우려가 계속 나오면서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이러한 움직임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행(2021년 1월1일)되는 시점을 전후해 경찰 내사종결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에 의심을 품게 한 사건이 연달아 벌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1월 6일 발생한 이용구 법무부차관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지난 연말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경찰은 택시 기사가 원만히 합의했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것을 이유로 공소권 없음으로 내사종결 처리했다.
더욱이 해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당시 특가법 적용의 결정적 단서가 될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이 확인하고도 “못 본 것으로 하겠다”며 이를 외면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경찰의 처리과정에 대한 의혹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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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도 경찰의 내사종결에 불신을 살 만한 사건이 논란이 됐다. 지난해 입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여아가 숨진 사건, 이른바 ‘정인이 사건’이 방송을 통해 대중에게 다시 한번 알려지면서다. 당시 경찰은 정인양의 학대 의심 신고를 세 차례나 접수하고도 학대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 등으로 사건을 내사 종결 처리했다.
이 때문에 경찰의 허술한 내사종결 처리가 정인이 사건과 같은 비극을 낳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찰은 이용구 차관 폭행 사건과 정인이 사건과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사 종결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칙을 개선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용구 차관 폭행 사건이 불거진 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수사권 개혁 입법 및 내·외부 통제장치 마련을 통해 앞으로 경찰 종결사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수사에 준하는 절차가 필요하겠지만, 이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감수하더라도 내사 과정에서 경찰의 재량권 일탈 남용을 막아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이 있어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