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독점폐해]①“갑질 못 참겠다”…‘제2보증사’ 설립한다

“정부, HUG 이용해 ‘로또분양’ 조장”
보증서 받으려 ‘갑질’에 우는 건설사
주건협, ‘제2보증사’ 용역발주 나서
  • 등록 2020-05-19 오전 6:00:00

    수정 2020-05-19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주택건설 기업들이 ‘제2보증사’ 설립에 나섰다.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독점체제에 맞설 민간 주도의 보증기관을 설립해 경쟁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과도한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취지다.

1985년 설립해 중견·중소 주택건설회사 7600여 곳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주택건설협회(이하 주건협)는 지난달 ‘제2보증사’ 설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 보증기관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첫 발을 뗐다고 18일 밝혔다. 올해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청회를 통한 여론 형성, 법안 정비 등 구체적인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박재홍 주건협 회장은 “로또분양 등 분양시장 과열은 정부가 HUG를 이용해 조장한 결과”라며 “건설사들은 분양보증을 받기 위해 HUG의 ‘갑질’을 참고 견뎌야 하는 상황”이라며 제2보증사 설립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HUG의 전신은 주택사업공제조합으로, 3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 사업시에는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분양보증 업무를 위해 민간 건설회사들이 1993년 출자해 만들었다. HUG는 분양보증 사업장에 문제가 생겨 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됐을 때 나머지 사업 이행 또는 또는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 환급을 책임지는 역할을 한다. IMF 외환위기 때 건설사들이 줄도산하면서 HUG의 3년간 자본금 2조4020억원이 사라졌다. 이후 1999년 정부가 출연한 대한주택보증을 거쳐 2015년부터 공사로 완전히 전환됐다. 현재 허그 대주주는 정부(국토교통부)로 지분율 68.25%(올해 1분기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공기업으로 전환하면서 사실상 분양가 규제기관으로 돌변한 점이다. ‘고분양가 규제’라는 명목으로 분양가를 낮게 책정해야 보증을 해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분양보증이 허그의 독점사업이다보니 ‘갑질’ 수준의 규제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주택사업 담당 한 임원은 “HUG의 갑질은 갈수록 도를 넘어서고 있는데, ‘보증받으려면 사업 변경해라’ ‘분양가 확 낮춰라’ 등 무리한 요구를 명확한 기준도 없이 하과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HUG의 보증 수수료 부담이 크지만, 독점이다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받아들여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주건협 관계자는 “허그가 분양보증기준 강화는 물론 주택가격 통제(분양가상한제)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주택업체들은 사업성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며 “견디다 못한 회원사들이 제2보증사 설립를 잇따라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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