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짜리 맥주도 3일만에 완판…"신선함으로 수입맥주와 승부"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 인터뷰
11개월 숙성 배럴시리즈 6000병 완판
제주맥주 3년차 매출 매년 200% 이상 성장
  • 등록 2020-07-15 오전 5:30:00

    수정 2020-07-15 오전 5:30:00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의 완판은 잘 만든 맥주라면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올해 초 주세법 개정으로 가능했던 시도였고, 국산 맥주 다양화 노력의 결과입니다. 내년에는 더 좋은 맥주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동호로 제주맥주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의 성과를 말하며 고무돼 있었다.

배럴 시리즈 흥행…매년 한정판 출시 예정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은 제주맥주가 220년 전통의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파크와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위스키 오크통(배럴)에 11개월 숙성한 프리미엄 맥주다. 1병(750㎖)에 2만원이지만 3일 만에 사전 예약 물량 3000병이 완판됐다. 이후 2차 판매분 2000병도 5분 만에 마감하며 총 6000병 생산 중 5000병이 예약판매 이벤트로 완판됐다. 1000병은 제주 양조장에서 판매했는데 이 또한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문 대표는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는 만드는 데만 1년, 기획 기간까지는 1년 6개월이 걸려서 출시한 것”이라며 “2주 만에 만들 수 있는 맥주도 많은데 장기간 노력 끝에 내놓은 맥주를 소비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정말 궁금했는데 폭발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제주맥주는 앞으로도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매년 배럴 시리즈를 한정판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한때는 마니아들만 찾았던 국산 수제맥주를 지금은 편의점의 주류 매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중맥주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이 과정에서 선도적인 노력을 한 곳이 바로 제주맥주다. 지난해 종량세 도입을 위해 국회를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문 대표는 “올해 초 주세법 개정으로 종량세가 도입되면서 수제맥주도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며 “국산 수제맥주도 ‘4캔 1만원’ 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수입맥주와 경쟁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제주맥주 배럴 시리즈-임페리얼 스타우트 에디션’
종량세 도입 후 국산맥주 약진, 제주맥주도 매출 3배 증가

코로나19로 유흥 채널에서의 맥주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수제맥주는 홈술 확대로 커진 가정 채널에서는 약진하고 있다. 국산 수제맥주의 판매 증가로 편의점 씨유(CU)의 월별 맥주 매출에서 국산매출 비중은 지난 4월 50.5%로 49.5%인 수입맥주를 앞섰다. 세븐일레븐에서도 올해 들어 국산맥주 비중이 52.9%로 수입맥주를 추월했다.

제주맥주의 실적도 급증했다. 문 대표는 “1분기는 맥주 비수기지만 1분기 매출이 작년 성수기인 6~8월 대비 2배 넘게 증가했고, 전년 대비로는 2.9배 상승했다”며 “편의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배 성장한 게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1분기 실적에 대해 “맥주는 접근성과 가격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사전에 철저히 준비한 것이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맥주는 종량세가 1월1일부터 적용된다는 발표 후 작년 말 선제적으로 가격 인하를 해 ‘4캔 1만원’ 마케팅을 시작했다. 낮은 가격으로 최대한 많은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 결과 국산 수제맥주로는 유일하게 모든 유통채널과 5대 편의점에 모두 입점했다. 또 판매량 증가에 대비해 연간 생산량을 기존의 4배로 늘렸다. 올해는 동네 슈퍼에서도 제주맥주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판매망을 넓히는 게 목표다.

미국에서 비빔밥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준비하다가 우연히 맛보게 된 수제맥주에 감동해 수제맥주 사업을 시작한 문 대표. 그렇게 시작한 제주맥주가 올해로 3년 차를 맞았다. 그간 제주맥주는 매년 200% 이상 성장해왔다.

맥주는 숙성 필요한 와인과 달라 ‘신선함’이 중요

문 대표는 국산 맥주 시장의 다양성이 점차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0년 전만 하더라도 편의점에는 라거 일색의 몇몇 국산맥주뿐이었지만 이후 수입맥주가 다양해졌고 또 수제맥주가 점차 자리를 넓히고 있다”며 “사람들이 똑같은 것만 먹을 수는 없기 때문에 다양한 제품으로 계속 시도하면서 맥주도 많은 브랜드들이 전체 파이를 나눠갖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경쟁 과정에서 국산 수제맥주의 경쟁력은 바로 ‘신선함’이라고 문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맥주는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오래 숙성해서 먹는 술이 아니다. 배를 타고 한 달 이상 걸려 수입해 온 맥주와 제주에서 만든 지 하루 만에 판매하는 맥주 중 어느 것이 신선하겠나”며 “국산 수제맥주는 신선함을 무기로 수입맥주와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여름 제주 여행을 계획한 소비자들에게 제주맥주 양조장 투어를 추천했다. 문 대표는 “‘좋은 술은 여행을 하지 않는다’는 말을 좋아한다”며 “현지에서 만든 술이 가장 맛있다는 뜻으로, 제주맥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고 그 자리서 맛보는 맥주는 어디서 마시는 맥주보다 맛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한림에 위치한 제주맥주 양조장 투어 프로그램은 연간 평균 방문자가 3만여 명이다. 코로나19로 약 3개월간 운영을 중단하다 지난 5월21일부터 재개했다. 회당 투어 인원을 기존 최대 30명에서 15명으로 축소해 운영하며 전 인원 발열 체크와 방명록 작성으로 방문 인원을 관리하고 있다.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는…

△1979년 대구 출생 △1998년 뉴욕 포덤대 입학 △2006년 11월 다이닝바 후람베 창업 △2012년 11월 브루클린 브루어리와 자매 양조장 논의 시작 △2015년 2월 제주맥주 주식회사 법인 설립 △2017년 8월 제주맥주 ‘제주 위트 에일’ 첫 제품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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