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와 동시에 해당 업종에서 눈에 띄는 입지를 점할 수 있다는 매력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가격 부담에 원매자 후보군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한 특정 매물에만 관심이 쏠리면서 매물별 온도차가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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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A 시장에 매물로 라지캡(기업가치 상위기업) 기업으로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가 운영하는 ‘요기요’가 꼽힌다. 지난해 기준 배달앱 업계 시장점유율(거래대금 기준)은 배달의 민족이 78%를 차지한 가운데 요기요가 19.6%로 2위를 형성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요기요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대략 2조원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9년 12월 4조8000억원에 매각된 우아한 형제들의 밸류에이션이 7조원까지 늘어났다는 점을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등을 고려해 매각가가 책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들이 보유한 대형 매물도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보유 중인 두산공작기계(예상가 2조원)와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018880)(10조원), 쌍용양회(003410)(3조원),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대한전선(001440)(7000억~8000억원) 등이 잠재적인 라지캡 매물로 꼽힌다. 위에 언급한 6곳의 예상 매각가 총합만 23조원에 육박하는 메머드급 규모다.
“원매자 판단에 매물별 온도차 심해질 것”
대형 매물들이 줄줄이 시장에 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예상 수준에 엑시트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일단 매물을 받아낼 원매자들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수조원대 금액을 감당할 자금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해당 업계 1~2위권 전략적투자자(SI)나 매각금액을 웃도는 드라이파우더(펀드 내 미소진 금액)를 보유한 국내외 PEF로 한정돼서다.
한 PEF업계 관계자는 “(라지캡 매물은) 받아낼 원매자 자체가 몇 곳 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사고자 하는 원매자들이 한정적이라면 가격 협상 등 매각 작업 자체가 녹록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엑시트 중요 지표로 판단되는 내부수익률(IRR) 달성도 과제다. 예컨대 1000억원대 매물을 사서 1500억에 되판다면 산술적으로 50%의 IRR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트렉레코드(투자사례)에 오르게 된다. 반면 일부 라지캡 매물들은 매입 당시 가격 유지조차 힘들다 보니 가격을 올리기는커녕 매입 가격에 다시 넘길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 매물들이 실제로 시장에 나올 경우 매물별 온도 차가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매자들 판단에) 사업 잠재력을 갖췄다고 보는 매물에는 흥행을 예상한다”면서도 “재차 매각에 나선 일부 매물의 경우 제한된 잠재력과 비싼 가격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