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은은 올해 안에 대우조선 인수합병 본계약을 체결하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엔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한다는 목표다.
한화, 제3자 유상증자로 최대주주 등극
이번 투자합의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한화그룹은 대우조선 앞으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경영권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산은의 지분은 55.7%에서 28.2%로 줄어들게 된다. 2조원이 계산된 건 증권 발행 공시 규정에 따라 기존 주가에서 10% 할인 가격으로 유상증자로 계산해서다. 구체적인 산식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과거 1개월 가중평균 주가 등을 고려했다는 게 강 회장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종 1만5150원을 유상증자 가격으로 확정했다. 이행강제금 조항은 없지만 계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한화 측이 무효화할 수 있는 제안도 한 두 가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화 측에서 실사한 후 실제로 우발 채무가 상당한 금액이 발견되면 한화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분을 넘기는 산은에서도 매각 대상자를 바꿀 기회는 있다. 이번 매각 방식이 스토킹호스 형태이기 때문이다. 스토킹호스는 인수합병(M&A) 입찰 의향자와 조건부 계약을 우선 맺고, 경쟁 입찰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투자자가 있으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방식이다. 산은은 오는 27일부터 3주간 경쟁입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다른 잠재 투자자가 있으면 이후 최대 6주간 상세 실사도 해야 한다.
투입된 공적자금 7조…회수 가능한가
그동안 투입된 공적자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년간 산은과 수은이 대우조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투입한 공적자금은 약 7조1000억원 규모다. 2015년 대우조선이 3조원대 적자가 발생하자 산은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2조6000억원을, 수은은 신규 대출로 1조6000억원을 지원하며 총 4조20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런데도 자금난이 개선되지 않자 2016년 이중 2조8000억원을 자본확충(출자전환·유상증자)형태로 전환했다.
이와 별개로 2017년엔 산은과 수은이 각각 1조4500억원씩 한도 2조9000억원 규모의 크레딧라인(신용공여)을 지원하고 있다. 또 대우조선의 부실을 우려해 쌓고 있는 대손충당금이 1조6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에 투입한 공적자금 중 사실상 3조5000억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다만 주가가 오르고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얼마든지 회수가 가능한 부분”이라고 봤다. 대손충당금 1조6000억원, 주식손상규모 1조8000억원을 손실로 본 셈이다. 현재 대우조선의 주가는 2만4950원(종가 기준)으로, 대략 4만원이면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산은측 분석이다.
실제 대손충당금은 대우조선의 부실을 대비해 회계상 쌓고 있는 부분이어서 지분 매각과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면 그만큼 산은과 수은의 부채규모가 줄어드는 것이다. 2조9000억원의 크레딧라인은 현재 대우조선이 쓰지 않은 채 가지고만 있는 상태로, 공적자금 투입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크레딧라인은 일종의 개인신용대출인 ‘마이너스통장’과 비슷한 개념으로 조선을 수주한 후 마지막 인수 전까지 드는 자금 확보를 위해 쓰는 대출이다.
강 회장은 “거래종결일로부터 5년간 대출과 선수금 환급보증(RG), 2조9000억원의 크레딧라인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우조선이 발행해 수은이 보유중인 영구채의 스텝업 금리도 조정해 줄 예정이다. 수은의 영구채에서 발생한 미지급 이자에 대해서는 주식 전환 등을 통해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