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실수는 옛말" 기술 경쟁력 키워가는 中 기업들

[중국 첨단기술 역습(上)] 中 첨단기술기업 성장세
화웨이, 하모니OS로 생태계 구성, 시장 점유율 높여
‘대륙의 실수’ 샤오미, 전기차도 출시…고급화 전략
  • 등록 2024-06-26 오전 6:01:00

    수정 2024-06-26 오전 6:01:00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우리는 차를 직접 만들지 않는다. 대신 여러 개의 차 브랜드와 협업하며 그들의 차에 적용할 ‘하모니 운영체제’(OS)를 만든다.” 중국 베이징 하이디안구 화웨이 연구센터에서 만난 화웨이 관계자는 자사가 추구하는 지향점을 이처럼 설명했다.

중국 베이징 하이디안구 화웨이 연구센터에서 화웨이 관계자가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 비즈니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하모니는 이러한 스마트 시티를 가능하게 해주는 화웨이의 운영체제다. 전기차 브랜드 하나를 만들어서 팔기보다는 중국에서 만드는 모든 전기차에 하모니를 적용함으로써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미국의 견제에도 ‘기술 자립’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중국의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5~6일 중국 베이징의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역, 신에너지차 기술센터, 화웨이 연구센터와 산둥성 지난시 수소산업단지 등을 방문, 중국 첨단기술의 현주소를 눈으로 확인했다. 중국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첨단기술 ‘생태계’를 만들어가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 등 해외 기업들의 진출 가능성을 봉쇄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 하이디안구 화웨이 연구센터 내 전시관 모습. 화웨이의 스마트폰 등 제품이 전시돼있고 너머로 쇼룸이 마련됐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스마트시티 꿈꾸는 화웨이, 테슬라 잡겠다는 샤오미

첫날인 5일 방문한 화웨이 연구센터 전시관에는 작은 쇼룸이 마련돼 있었다. 여기에 있는 텔레비전(TV), 에어컨, 커튼 등 다양한 가전들은 하모니를 통해 가동된다. 집안 가전을 스마트폰으로 켜고 끄는 것이야 한국에서도 흔한 광경이지만 문제는 중국의 가전들이 하모니를 통해 뭉치고 있다는 점이다. 화웨이나 다른 중국 기업들까지 같은 운영체제를 쓰게 될수록 해외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아지는 셈이다.

특히 화웨이는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파워, 지능형 자동차 솔루션 등 각 사업부가 디지털로 연결되는 하나의 세계를 구성하는 게 목표다. 화웨이 본사가 위치한 선전시는 디지털 장치가 촘촘하게 연결된 ‘스마트 시티’를 표방하고 있다,

경쟁사 유명 제품과 비슷한 것을 만드는 등 가성비 높은 제품만 만든다고 ‘대륙의 실수’로 불렸던 샤오미도 이제는 고급화 전략을 통해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다. 샤오미가 3월 출시한 첫 전기차 SU7(수치)은 포르쉐를 닮은 듯한 외관 디자인으로 호평받았다. 가격은 다른 중국 내 동급 전기차보다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다.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은 전기차의 고급화 전략을 소개하며 앞으로 포르쉐, 테슬라를 따라잡겠다고 공언했다.

이들 기업의 중국 내 인기는 상당히 높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촉발한 애국 소비 움직임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 점유율은 13%에서 17%로 올라가고 애플은 18%에서 16%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분기 화웨이는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하며 삼성전자(23%)를 2등으로 밀어냈다.

지난 4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오토쇼에서 레이 쥔 샤오미 회장이 전기차 SU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작년 대중 무역적자…中기업 韓진출 우려도

중국 기술기업의 성장은 우리 수출기업엔 타격이 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중국과 교역에서 180억달러(약 25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한국이 중국에 제품을 판 것보다 우리가 산 금액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연간 기준 한국이 대중무역 적자를 낸 건 1992년 수교 이후 처음이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한중 과학기술협력센터의 서행아 센터장은 “그동안 우리가 중국에 수출한 제품에는 중간재가 많은데 미·중 경쟁에 중국이 자립·자강으로 돌아서면서 (대중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밖에 없게 됐다”며 “반도체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 한 적자가 계속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우리 기업은 중국 수출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이거나 오히려 중국의 한국 진출 여파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최근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큰 이슈가 됐던 이른바 ‘알테쉬’(알리바바·테무·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국내 진출이 대표 사례다.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e커머스 시장은 228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중국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구매액은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2% 급증했다. 저가를 앞세운 전자상거래를 넘어 전기차, 이차전지, 수소에너지 등 중국이 기술 우위를 지닌 분야에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중한인과학기술자협회장인 김종명 상해과기대 화학과 교수는 “중국은 ‘꼭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자세로 끊임없이 연구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다”며 “한국도 중국의 잠재적인 기술 경쟁력이 무엇인지 항상 확인하면서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對 중국 무역수지 추이(그래픽=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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