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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포수 박경완(SK)이 돌아온다. 27일 1군에 합류했다. 강진-함평으로 이어지는 퓨처스리그 6연전을 준비하러 떠나려던 그는 급하게 발걸음을 멈췄다. 1군 매니저에게 콜업 소식을 듣고 짐을 다시 내리고 1군 라커에 짐을 풀었다. 올시즌 첫 1군 합류다.
‘SK 전력의 반’이라고 불렸던 박경완은 올시즌 1군에서 단 한 번도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시범경기에 몇 차례 출전하긴 했지만 기회는 그 뿐이었다. 2011년 10경기, 지난 해 8경기에만 출장한 그에게 올해 역시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준비한 시즌이었기에 적잖은 맘 고생도 해야했다.
그러던 그가 시즌 시작 두 달만에 첫 기회를 얻었다. 2군에선 9경기에 나서면서 1군에 나설 채비는 마쳤다. 성적은 타율 1할9푼4리(21타수 4안타)에 4타점.
오랜만의 1군 복귀지만 팀 분위기는 썩 좋지 않다. 지난 주 NC, LG 등 하위권팀들과 6연전서 2승4패를 당했다. 구단 측에서 분위기 반전을 위해 여러 가지 당근책을 만들고 있긴 하지만 그마저도 반전을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복귀를 앞둔 박경완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라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내 각오는 언제나 똑같다”고 했다. 언제나 이겨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는 마음 뿐이라는 것이다. 많은 팬들이 복귀를 기다려왔다는 말도 전하자 그는 “나를 기다려준 팬들을 위해서라도 정말 열심히 뛰겠다”고 답했다. “멋진 멘트는 경기 MVP가 돼서 하겠다”는 말 속에서도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한 해설위원은 박경완의 복귀가 팀에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SK는 베테랑들이 끌고 가는 수 밖에 없다. 젊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한 이 상황에서 SK는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있는 선수들 가운데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 박경완의 합류는 그런 의미에서 보면 팀내외부적으로 좋은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박경완 본인의 자존심은 물론이고 팀의 자존심도 살려야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