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동료선수 "숙현이 소원 들어줘 후련하면서 미안해"

  • 등록 2020-07-08 오후 2:03:38

    수정 2020-07-08 오후 2:04:33

고(故) 최숙현 선수의 2017년 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일지. 2월 8일 훈련일지에 “오늘은 불완전 휴식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이날마저 욕먹을 수 있구나”라며 “욕을 밥보다 많이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다. 뇌도 같이”라고 썼다. 일지 뒷면에 “왜 살까, 죽을까. 뉴질랜드에서 죽으면 어떻게 되지”라는 메모도 있다. 사진=고 최숙현 선수 유족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의 극단적 선택과 관련해 동료 선수들이 입은 추가 피해 폭로가 줄을 잇고 있다.

최 선수의 동료 선수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등 선배 선수, 팀 닥터라 불린 안주현 씨 등에게 당한 피해를 털어놓았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등장한 동료 선수는 “현재 건강이 안좋아져서 공황장애 약을 같이 먹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뻔뻔하게 자기들이 안했다고 하니까 더 화가 나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선배 선수 2명은 최 선수와 동료 선수들의 폭로에도 불구, 국회 및 스포츠공정위원회에서 폭행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피해자들의 진술에 손을 들어주며 김 감독과 주장 장윤정의 영구제명을 결정했다.

동료 선수가 털어놓은 피해는 구체적으로 충격적이다. 동료 선수는 “팀닥터가 치료 목적이라며 마사지를 하는 도중에 (손이) 허벅지 안쪽으로 과하게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며 “2018년 10월 홍콩대회를 나갔을 때 허리 부상이 있었는데 그때 허리 부상을 치료한다면서 가슴을 만진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게 의아하기는 했지만, 의견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서 말을 못했다”며 “다른 선수도 허벅지 안쪽을 만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동료 선수는 팀닥터로 활동한 안 씨에 대해 “‘나는 미국에 자격증이 있다, 나는 수술을 하고 왔다, 나는 펠프스 선수를 만들었다’ 고 하더라”며 “전부 다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안 믿었지만 뭐 국가대표도 많이 만들어 냈고 그렇게 얘기를 하고 감독님도 ‘닥터 선생님, 닥터 선생님’ 이렇게 부르시니까 당연하게 (자격이) 있는 줄 알고 믿었다”고 털어놓았다.

선수들이 직접 당한 폭행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그냥 거의 3일에 한 번, 이틀에 한 번씩 머리를, 뒤통수 때리는 건 기본이었다”며 “머리를 때리면 감독님은 ‘나는 헬맷을 때렸다. 너 머리 때린 거 아니다’ 이렇게 말했다”고 주장했다.리는 건 기본이었고, 욕은 거의 매일 들었다”고 말했다.

선배 선수가 옥상으로 끌려가 위협을 당한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그건 제가 들었던 얘기인데 사이클 타면서 몇 번 브레이크를 잡았는지 위험하게 탔는지 잘 모르겠지만 갑자기 옥상으로 끌려가서 ‘죽을 거면 혼자 죽어라’ 하면서 밀쳤다고 하더라”며 “사이클을 타면 갑자기 브레이크를 잡을 때도 있고 조금 흔들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거를 가지고 죽을 거면 너나 죽어라’, ‘그렇게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거나 이동하면 뒤에 다른 사람이 다치니까 그렇게 타지 마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피해를 폭로하고 고소에 나선 동료 선수는 “솔직히 힘들긴 하지만 숙현이의 소원을 들어줬기 때문에 후련한 마음이 있다”며 “같이 고소를 하지 못하고 너무 늦게나마 해준 게 아닌가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거기 위에 가서는 조금 편안하게, 힘든 거 다 때려치우고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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