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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외식 소비가 줄면서 음식점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가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 개학이 한달 가량 미뤄지면서 급식용 농산물을 계약 재배하던 농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학교 급식용 농산물의 경우 급식업체와 농가가 계약재배해 정한 물량을 생산·공급하기 때문에 개학이 연기되면 당장 판로가 막힌다. 배추나 상추처럼 수일 내 소비하지 않으면 시들어 팔지 못하는 채소류는 싼값에 팔아치우거나 폐기하는 것 외에는 해법이 없다.
이 때문에 급식용으로 재배한 농산물이 시장에 풀리면서 수요대비 공급 과잉은 점차 심화하는 양상이다. 가격도 2월보다 크게 낮아졌다.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화훼 소비 촉진을 처음 내놨으며 외식 소비 활성화, 수출 마케팅 방안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농가 경영안정을 위한 융자 지원 등도 있었지만 대책은 주로 소비 활성화에 쏠렸다.
2~3월 졸업·입학식 연기나 축소로 화훼농가가 큰 타격을 받자 농식품부는 ‘1사무실 1화분’ 같은 마케팅을 적극 실시했고 농협 등을 통해 직접 구매에도 나섰다. 한달여간 집중 홍보 결과 화훼 거래량과 가격은 다소 회복한 상태다. 양재동 화훼공판장 경매 시세를 보면 이달 20일까지 프리지아와 튤립의 평균 거래금액은 1251원, 6495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3.6%, 11.8% 올랐다. 긍정적인 부분은 거래량이다. 프리지아와 튤립의 거래량은 1년새 각각 약 16.9%, 51.7% 늘었다.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는 동안 선제 대응했던 화훼 분야는 피해를 줄일 수 있던 것이다.
농식품부는 개학연기에 따른 친환경 농삼물 생산 농가 지원책도 최근 내놨다. 피해 품목의 20% 할인 판매액을 지원하고 코로나19 자가격리자 1만명에게 친환경 농산물 30t을 무상 제공하는 등 판로를 넓히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근원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재정 투입을 통한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농업계 입장이다.
한농연측은 “본격 농번기에 농작업에 차질이 우려되지만 대책은 농업인 직접 지원이 아니라 소비 촉진 같은 간접 자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농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2차 추경 편성 시 농업 지원 대책을 중점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