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중단에 판로 막힌 농산물…정부 대책은 '할인판매'

개학 추가 연기…급식용 채소류 등 가격 하락세
뒤늦게 방안 마련 나서…선제 대응 화훼는 값 올라
“코로나19 피해 정확히 산출, 농민 직접 지원해야”
  • 등록 2020-03-25 오전 6:00:00

    수정 2020-03-25 오전 6: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책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농업·농촌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가에 대한 지원은 대부분 소비 활성화에 그쳐 매출에 타격을 입은 농민들을 구제하기에 미흡하다는 것이다. 농가 피해 정도를 정확히 추산하고 향후 추가대책에는 직접 지원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현수(왼쪽 첫번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이성희(왼쪽에서 2번째) 농협중앙회 회장이 지난 19일 서울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친환경 농산물 특별판매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농협 제공
◇ 코로나 우려로 급식 연기…농가 피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외식 소비가 줄면서 음식점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가도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 개학이 한달 가량 미뤄지면서 급식용 농산물을 계약 재배하던 농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학교 급식용 농산물의 경우 급식업체와 농가가 계약재배해 정한 물량을 생산·공급하기 때문에 개학이 연기되면 당장 판로가 막힌다. 배추나 상추처럼 수일 내 소비하지 않으면 시들어 팔지 못하는 채소류는 싼값에 팔아치우거나 폐기하는 것 외에는 해법이 없다.

이 때문에 급식용으로 재배한 농산물이 시장에 풀리면서 수요대비 공급 과잉은 점차 심화하는 양상이다. 가격도 2월보다 크게 낮아졌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일 기준 애호박의 도매가격은 2만3600원(1kg당, 상품 기준)으로 한달 전보다 22.1%나 떨어졌다. 양배추와 양파는 각각 1350원, 1060원으로 같은기간 12.6%, 9.1% 각각 내렸다. 딸기의 경우 한달새 8.5% 하락한 8600원에 그쳤다.

◇ “사태 장기화…농번기 피해 커질 것”

농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는 지난달 화훼 소비 촉진을 처음 내놨으며 외식 소비 활성화, 수출 마케팅 방안 등을 연이어 발표했다. 농가 경영안정을 위한 융자 지원 등도 있었지만 대책은 주로 소비 활성화에 쏠렸다.

2~3월 졸업·입학식 연기나 축소로 화훼농가가 큰 타격을 받자 농식품부는 ‘1사무실 1화분’ 같은 마케팅을 적극 실시했고 농협 등을 통해 직접 구매에도 나섰다. 한달여간 집중 홍보 결과 화훼 거래량과 가격은 다소 회복한 상태다. 양재동 화훼공판장 경매 시세를 보면 이달 20일까지 프리지아와 튤립의 평균 거래금액은 1251원, 6495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3.6%, 11.8% 올랐다. 긍정적인 부분은 거래량이다. 프리지아와 튤립의 거래량은 1년새 각각 약 16.9%, 51.7% 늘었다. 친환경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는 동안 선제 대응했던 화훼 분야는 피해를 줄일 수 있던 것이다.

농식품부는 개학연기에 따른 친환경 농삼물 생산 농가 지원책도 최근 내놨다. 피해 품목의 20% 할인 판매액을 지원하고 코로나19 자가격리자 1만명에게 친환경 농산물 30t을 무상 제공하는 등 판로를 넓히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근원적인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재정 투입을 통한 직접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농업계 입장이다.

농업인 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는 최근 성명서를 내고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농업분야 대책은 제외됐으며 농식품부가 내놓은 재해대책경영자금 600억원 융자 지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한농연측은 “본격 농번기에 농작업에 차질이 우려되지만 대책은 농업인 직접 지원이 아니라 소비 촉진 같은 간접 자원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농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2차 추경 편성 시 농업 지원 대책을 중점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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