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M&A 하더니 변했다’…갈등 커지는 배민·맘스터치

배달의 민족 새 수수료 서비스 점주들 불만
M&A 여파 지적에 "오래 전부터 계획" 일축
맘스터치, PEF 인수 후 수익성 극대화 전략
노조 "약속한 고용·처우 보장 미루고 있다"
  • 등록 2020-04-06 오전 7:20:00

    수정 2020-04-06 오전 7:2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천문학적인 규모의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 주인이 바뀐 기업들 안팎에서 크고 작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M&A 전만 해도 고용안정이나 정책 부문에 있어 ‘변화는 없다’고 약속했지만 M&A 직후 분위기가 달라지자 회사와 노조, 혹은 회사와 회원간 갈등이 격해지는 모습이다. ‘약속을 지켜라’는 주장에 효율성 제고를 위해 내린 결정을 바꿀 수 없다는 회사 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갈등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17일 라이더유니온 소속 배달의민족 배달원들이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사옥 앞에서 일방적 배달료 삭감 반대 및 지역 차별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변화 없다더니…수수료 개편한 배달의 민족

지난해 12월 40억달러(4조7500억원)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회사를 매각한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1일 시행한 요금체계 개편을 두고 업주들과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이 내놓은 오픈서비스는 배달의 민족에서 주문이 성사되는 건에 대해 5.8%의 수수료를 받는 요금 체계다. 기존 서비스에 적용했던 수수료(6.8%)를 1%포인트 낮추며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기존 월정액(8만8000원)을 내는 광고인 ‘울트라콜’을 가게당 3개로 제한해 울트라콜을 20~30개씩 남발하던 업체들을 차단하기로 했다.

우아한형제들의 설명과 달리 일부 점주들은 반발이 거세다. 6.8% 수수료에 부담을 느껴 ‘오픈리스트’를 이용하지 않고 정액제인 ‘울트라콜’만 사용하던 자영업자들이 이제는 ‘울겨 겨자먹기’로 정률제 서비스에 참여해야 해서다. 코로나19로 매장 손님이 끊기고 배달 비중이 급증한 요즘 상황에서 더더욱 부담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예컨대 월매출 1500만원에 울트라콜 5개를 운영하던 업체가 오픈서비스로 전환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금액은 44만원에서 87만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난다.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기존에 하던 울트라콜을 제한선(3개)으로 유지할 경우엔 부담금은 113만원으로 더 올라간다.

공교롭게도 DH의 우아한형제들 인수로 국내 배달 시장 점유율 90%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더 큰 수익을 내려는 전략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우아한 형제들 측에서 M&A 당시 수수료 인상은 절대 없을 것이라 공언했는데 사실상 일방적인 대폭 인상을 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오픈서비스는 오래 전부터 논의해온 서비스 개편으로 M&A와는 관련없는 문제”라며 “서비스 도입 이후 순기능을 기대하는 의견도 있어 시장 반응을 청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우아한형제들)
맘스터치, 수익 효율화 카드에 노사 갈등 격화

버거와 치킨 브랜드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220630)는 노조와의 갈등을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케이엘앤파트너스에 1937억원에 매각됐다. 노조 측은 정현식 전 회장이 지분 매각 당시 약속한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을 주장하지만 사모펀드 입장에서 신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인수 직후 맘스터치가 2015년부터 추진하던 미국·베트남 법인 철수를 결정하고 회사 직원들이 일하는 진천 물류센터의 도급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노조 측은 정규직 대신 임시 고용으로 인건비를 아끼려는 계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2일 이뤄진 4차 교섭에서 임금과 단체협약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마땅한 진전을 이루지 못한 채 대화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은 “지난달 임금교섭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회사 측은 지난 2일 만남에서도 회사안이 없으며 아직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며 “얼마를 올린다 내린다의 지침조차 제시하지 않고 모든 것이 다 비용이라고만 말하면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5년간 공들인 해외법인을 하루 아침에 철수하고 진천 물류센터 도급 전환을 고려하는 것은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려 다음 기업에 더 높은 가격에 팔아넘기기 위한 과정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급기야 사측에서 노조 소속 일부 직원에 대한 동선 등을 매일 파악한 정황을 포착한 노조는 3일 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을 올릴 계획이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미국과 베트남 법인의 경우 현지 사업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재진입을 염두에 두고 법인 청산을 결의한 것”이라며 “단체협약안은 100여가지 항목들로 이뤄진 만큼 심사숙고해야 할 사안이 많아 시간이 더 걸릴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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