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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대표적인 악재는 바로 IRA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서명해 발효된 IRA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회원국인 북미 3개국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자동차만 세금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미 3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업계는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 보조금 혜택이 사라져 시장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배터리의 광물·부품 요건까지 추가되면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도 보조금을 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코발트·흑연을 중국 제련시설에 의존하고 있어 배터리업계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광물·부품 요건을 단기간 내에 충족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의 환담에서 IRA 관련 협의를 요청했지만, 업계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양국 협의가 논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독일 인피니언과 네덜란드 NXP 등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했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더 악화할 수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차량용 반도체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인피니언, NXP가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태풍 힌남노로 침수 피해를 본 포스코 포항제철소 가동 중단도 업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문제는 포항제철소의 완전 정상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이다. 침수 피해가 가장 컸던 압연(열과 압력을 가해 용도에 맞게 철을 가공하는 작업) 라인은 완제품을 출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열연 2공장은 정상화하는데 최대 6개월 이상 걸릴 전망이다.
포항제철소는 자동차부품에 들어가는 선재와 스테인리스 스틸, 전기자동차용 모터에 들어가는 전기강판 등을 만들고 있다. 업계는 재고 비축 등으로 당분간 차량 생산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봤지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 ‘7.9→7.7%’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 악재가 계속 쌓이는 모양새”라며 “업계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수익성이 높은 차종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지만 계속되는 악재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