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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허정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우루과이와의 남아공월드컵 본선 16강전을 앞두고 승리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허 감독은 25일 밤(이하 한국시각)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 소재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모든 선수들이 땀 흘려 노력한 대가로 16강에 진출했지만 여기서 만족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반드시 8강에 올라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본선 B조 조별리그서 그리스(2-0승), 아르헨티나(1-4패), 나이지리아(2-2무) 등과 맞대결을 벌여 1승1무1패를 거두며 조2위로 16강전에 진출했다. 한국축구의 월드컵 도전 역사를 통틀어 해외에서 치른 대회에서 16강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감독은 조별리그를 무실점으로 통과한 우루과이의 수비력에 대해 "상대가 실점 없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경기장에 수비수만 11명을 세워놓아도 골이 들어갈 공간은 열리게 마련"이라는 말로 득점에 대한 자신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 "우리는 한 골을 실점하면 두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가능하면 실점을 줄일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이 16강에서 맞대결을 펼칠 우루과이는 A조를 1위로 통과한 강팀으로, 역대 한국과 치른 4차례의 A매치에서 전승을 거둔 바 있는 남미의 강호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 예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결과는 아무도 모르며, 승부는 50대 50이라고 본다"고 답한 허 감독은 "상대 경기 장면을 담은 영상을 선수들과 함께 틈틈히 지켜보며 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허 감독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할과 가치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내가 박지성 선수를 주장으로 임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다"며 말문을 연 그는 "무거운 짐을 지워준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 축구의 발전 등 여러가지를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지성은 주장 역할을 120% 해주고 있다"면서 "매 경기 최선을 다 할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과 함께 고민하고 의논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칭찬했다.
허정무 감독은 일본이 16강에 오른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일본과 우리는 라이벌일 뿐만 아니라 동반자적 성격도 갖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국과 일본이 타 대륙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나란히 16강에 오른 것은 축하할 일"이라고 대답했다. 아울러 "함께 경쟁하며 발전하는 관계가 바람직하다"고 덧붙여 16강 이후에도 성적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지속하겠다는 바람을 에둘러 밝혔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우리 선수단은 26일 밤11시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8강 진출권을 놓고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