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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은 10일 성남의 전지훈련지인 일본 구마모토에서 공동취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 마음이 아프다고, 날 원하는 성남을 외면할 수는 없다. 앞으로는 멋진 미래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성준에게는 불과 수개월전 아픈 기억이 있다.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박종환 전 감독의 폭력 파문의 피해자가 바로 김성준이다. 그는 성균관대와의 연습경기 도중 박종환 전 감독이 휘두른 주먹에 얼굴을 맞고 정신적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
김성준은 “잊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말처럼 쉬운 얘기는 아니었다. 결국 사건 이후 그는 정든 성남을 떠나 낯선 일본 J리그 세레소 오사카에 임대 신분의 선수로 떠나야 했다.
김성준은 “절 믿어준 팬들이나 동료들에게 미안했지만, 그 땐 또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다고만 말할게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승전은 저도 TV로 봤습니다. 프로에 데뷔한 뒤 한 번도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는데…. 그래도 제가 없을 때 우승까지 하다니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죠.”
일본에서 지내던 김성준에게 아쉬움을 털어낸 기회가 찾아왔다. 김학범 감독이 팀을 재건할 살림꾼으로 김성준을 지목하고 직접 호출한 것. 물론 그냥 찾아온 기회는 아니었다.
김성준은 세레소 오사카에서 반년간 17경기를 뛰며 당당히 주전자리를 꿰찼다. 당시 활약을 인정받아 호주 아시안컵 예비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성준은 “일본에서 열심히 뛴 걸 김학범 감독님이 알아주신 것 같아요. 절 불러주신다는 게 어떻게 거절하겠어요. 지나간 일에 구애받을 나이도 아니고요”라고 활짝 웃었다.
김성준은 “전력만 따진다면 쉬운 일은 아닐 거예요. 그런데 첫 경기만 잘 풀어낸다면 다를 겁니다. 우리 팀엔 ‘학범슨’이 있거든요. 분명히 우리 팀을 정상으로 이끌어주실 전략이 가득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성남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해가 될지도 모르기에 더욱 이를 악문다. 김성준은 내년에는 병역의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탓이다.
김성준은 “올해가 지나가면 군대를 가야합니다. 한국 남자로 피할 수 없는 일이니 그 전까지 최선을 다하고만 싶어요. 그리고 그게 지난해 떠났던 절 다시 불러준 팀과 팬들에게 보답하는 유일한 길일 겁니다. 지난해 제가 아픔에 눈물흘렸다면, 올해는 꼭 환한 미소를 짓고 싶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