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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갑질 논란과 ‘미투’ 운동 등 사회에 만연한 폭력 문제가 현대무용과 만난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는 ‘폭력’을 주제로 한 ‘제22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19, 이하 시댄스)를 오는 10월 2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서강대 메리홀 대극장·CKL 스테이지·한국문화의집 등에서 개최한다.
그동안 세계 각지의 현대무용 최신작을 소개해온 시댄스는 지난해 21회를 기점으로 정치·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삼은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난민’에 이어 올해 선택한 주제는 ‘폭력’이다. 신체적 폭력은 물론 섹슈얼리티·젠더·스테레오타입·이데올로기 등 다양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폭력의 여러 모습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사회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종호 시댄스 예술감독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시민청 태평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갑질 논란과 ‘미투’ 운동에 대한 생각에서 사회에 만연해 있는 폭력을 올해 주제로 결정했다”며 “가시적인 폭력 외에도 심리적, 혹은 제도적인 폭력이 사회에 만연해 있다고 생각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개막작인 ‘덫의 도시’를 비롯한 총 10편의 무용 작품이 폭력을 주제로 무대에 오른다. 이 예술감독은 “무용에 있어 아름답체 춤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정치·철학적 이슈를 짚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시댄스는 시대의 관심, 또는 시대의 당위성과 연결되는 주제를 선택해 축제를 꾸려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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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현대무용가 김보라는 자신의 무용단 아트프로젝트 보라와 함께 폭력을 주제로 한 ‘무악’을 선보인다. 작곡가 윤이상의 ‘무악’에서 영감을 얻었다. 김보라는 “고정관념에 대한 폭력을 다룬 작품”이라며 “낡은 피아노 1대와 7명의 무용수가 등장해 춤의 본질, 음악의 본질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춤으로 풀어내면서 춤에서의 음악, 노래 등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우수 공연을 소개하는 해외초청작 중에서는 캐나다 현대무용의 원로격인 안무가 마리 슈이나르의 ‘앙리 미쇼: 무브먼트’와 ‘쇼팽 24개의 전주곡’이 눈길을 끈다. 이 예술감독은 “나이와 상관없이 혁신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동시대 현대무용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안무가”라고 소개했다. 슈이나르는 이번 공연을 위해 13년 만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공연 이외에도 전문 무용인과 연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워크숍, 인문·예술 전문 모임공간 카비네와 함께하는 프리뷰 모임, 폭력과 춤의관계를 말하는 세미나, 예술가와 소통하는 ‘예술가와의 대화’ 등의 부대행사를 진행한다. 시댄스 공식 홈페이지, 인터파크, 멜론티켓(서강대 메리홀 공연 한정)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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