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가 만났습니다]①“한국보다 앞선 美·中 스타트업 생태계”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인터뷰
유니콘 기업 숫자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
자유시장주의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규제 최소화
문재인 정부 벤처 투자 늘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 점수 60~70점
40대가 이끄는 스타트업 생태계, 자본도 선순환
‘시한부 산소호흡기’ 규제샌드박스 법 개정 필요
  • 등록 2020-02-03 오전 6:00:01

    수정 2020-02-03 오전 6:00:01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스타트업(초기 벤처) 생태계가 잘 갖춰진 나라들이 경제에서 앞서 갑니다. 미국과 중국이 잘하죠. 사회 시스템이 굉장히 다른 나라지만 스타트업 측면에선 똑같이 ‘넘사벽’입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 포럼 대표는 3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포괄적인 네거티브 규제를 가장 잘 실천하는 나라”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시장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은 무엇이든 시도해 보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로 나중에 규제하는 시스템이 안착했고, 중국은 공산당 국가인데 공산당 지도 방침으로 새로운 서비스나 제품은 규제하는 대신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의 수는 총 426개로 미국 기업이 210개로 1위, 2위는 중국으로 102개였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스타트업 및 혁신기업 1100여 개 사가 회원으로 있는 대한민국 대표 스타트업 단체다. 그에게 첨단 기술 스타트업에서 세계 1위에 도전하는 중국 얘기를 듣고 싶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는 몇 점이고, 스타트업이 저성장에 빠진 우리 경제의 희망이라면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사회주의 국가 중국과 스타트업은 어울리지 않는다. 중국이 잘나가는 이유는 막대한 투자 덕분인가.

▷중국에서는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고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로 사회적 문제가 명백해졌을 때 규제하자는 분위기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분이 해준 얘기다. 중국에서도 공유 자전거 이슈가 많았다. 아무 데다 대고 가지고 가기도 하고 쓰레기처럼 버리고. 그런데 중국 정부가 한 일은 도로에 선을 그어주는 일이 전부였다. ‘웬만하면 여기에 대라’는 게 중국 정부 방침이었다. 그렇다 보니 세계적인 기업이 많이 나오고 하루에 창업기업이 10만 개에 달하는 등 스타트업 열기는 미국 이상이다.

문재인 정부 벤처 투자 늘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 60~70점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을 100점으로 했을 때 스타트업 생태계가 몇 점인가.

▷60점에서 70점 정도다.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 요소를 사람, 기술, 자본, 시장 등 네 가지로 본다. 우리나라가 경쟁력 있는 부분은 사람이나 기술 쪽이다. 자본은 그래도 정부가 역할을 많이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벤처 투자가 많이 늘었는데

▷지난 정부에서 만들었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폐지하지 않고 그대로 둔 데다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한 것은 잘한 일이다. 창조경제의 한 축도 스타트업 지원이었다. 엉뚱한 일도 했지만. 자본에서의 양적 성장에 정부 역할이 분명히 있다. 벤처캐피탈협회가 집계하는 투자액만 지난해 4조 원을 넘었고, 사모펀드나 금융위의 신기술 투자 등을 합치면 6~7조 원 정도 될 것으로 추정한다. 규모가 3배 이상 큰 일본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럼 뭐가 아쉽나

▷제일 아쉬운 것은 기술과 시장 영역에서 규제로 인해 여전히 막혀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6월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함께 낸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13곳은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수 없었고 44곳은 조건부로만 가능했다. 우버와 그랩 등 차량공유 업체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걸리고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공중위생관리법, 원격의료 업체 위닥터는 의료법의 허들을 넘을 수 없는 식이다. 우리나라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은데 정작 스타트업에는 많이 안 온다.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40대가 이끄는 스타트업 생태계, 자본도 선순환

-스타트업에 대한 인재 기피는 사회적 안전망이 없어서 아닌가.

▷스타트업이 망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아무것도 없는 데서 창업해 투자받아 성장하는 것이니 90%는 시장에서 탈락한다고 봐야 한다. 코리아스타트업의 미션도 스타트업이 망하지 않게 하는 게 아니라 경영 외적인 것으로 망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잘못된 보증이나 대기업의 기술 탈취 등 경영 외적인 이유로 망하지 않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럼 인재는 어떻게 모이나. 스타트업 인력 생태계는 어떻게 발전하는가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망하거나 엑시트하는데 그게 스타트업 생태계의 순환 과정이다. 그러면서 역량 있는 사람이 다시 창업하기도 하고 좋은 스타트업에 좋은 인재가 새롭게 공급돼 성장하는 구조다. ‘아재 창업’이라고 해서 다음이나 네이버 출신들이 창업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다음 출신들끼리 모였더니 몇 십 명 되더라(그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출신이다). 지식이 많은 분들이어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엑시트에 성공한 스타트업 CEO의 연령대는 40대가 제일 많다. 유니콘이 되는 데도 평균 6년, 우리나라는 8년 정도 시간이 걸린다. 하루아침에 성장하는 게 아니다.

-자본 측면에서도 선순환이 이뤄지나

▷이번에 배달의민족이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되면서 알토스벤처스나 본엔젤스는 많은 돈을 벌었는데 이를 가지고 빌딩을 사는 게 아니라 더 큰 펀드를 조성해 투자한다. 엑시트한 기업인들이 다시 연쇄 창업을 하거나 좋은 선수를 발굴해 투자하는 사람도 많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이 창투사 티비티 공동대표로 가기로 했는데, 다음 출신은 (다음커뮤니케이션 글로벌센터장 출신인) 임 센터장이, 네이버 출신은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 대표였던)이람 대표가 챙기자고 했다더라(웃음).

‘시한부 산소호흡기’ 규제샌드박스 법 개정 필요

-올해 가장 관심을 두는 법 개정 이슈는 무엇인가

▷규제샌드박스법이다. ‘시한부 산소호흡기를 달아준 것’이라고도 한다. 실증특례를 받아도 최장 4년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4년 뒤 호흡기를 떼고 다시 죽으라는 건데 어느 투자자들이 마음 놓고 투자하겠나. ‘실증특례나 임시허가를 받은 서비스가 국민 생명이나 안전 등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법 개정 전까지 허가한다’로 바꿔야 한다.

-올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역점 사업은

▷총회에서 의결돼야 하기에 개인 생각을 말하겠다. 규제를 혁신해 스타트업의 진입 기회를 확대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싶다. 기업가 정신이 있는 인재들이 스타트업에서 많이 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일을 돕고 싶다. 우리나라의 컴퓨터 공학과는 10년간 증원이 거의 안 됐다. 하지만 미국 스탠포드 대학은 몇 백명에서 1500명 수준으로 정원이 늘었다. 대학 교육 관점에서는 다를 수도 있지만. 대통령 직속 4차 사업혁명위원회의 대정부 권고안에서도 강조된 얘기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제주특별자치도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 △공공데이터 전략위원회 전문위원 △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사무처장 △전 다음커뮤니케이션 대외협력실장 및 마케팅전략팀장 △전 인터넷신문위원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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