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조기 진단의 길]①피 한 방울로 ‘1기 암’ 찾아낸다

영상진단, 일정크기 돼야 관찰…조기진단 한계
혈액검사법 등장…암세포서 유래된 DNA 분석
‘오진률 0.7%’ 액체생검 나와…韓도 국산화 땐
2만여 암환자 年 2000억~4000억 의료비 절감
  • 등록 2020-07-02 오전 6:00:00

    수정 2020-07-02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20㎖가 채 안 되는 소량의 채혈만으로 수십 가지 암(癌) 유형과 발원 위치를 판별할 수 있는 혈액 검사법 시장이 열리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마크로젠 본사 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액체 생체검사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마크로젠)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벤처인 아이엠비 디엑스는 연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액체 생체검사를 사업화한 뒤 2022년부터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다. 앞서 마크로젠(038290)은 지난해 상반기 암 진단 및 예후를 확인할 수 있는 ‘악센 액체생검(axen Liquid Biopsy)’ 서비스를 내놨다.

또 GC녹십자(006280)지놈은 미국 가던트헬스와 함께 국내에서 액체생검을 제공한다. 가던트헬스는 혈액 속을 떠돌아다니는 ‘암 세포 유래 DNA’(ctDNA)를 NGS란 새로운 기법으로 추적·발견하는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유전자 분석 기업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검체 접수 후 7일 이내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폐암·위암·대장암·난소암·췌장암 등 진행성 고형암종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준다. 지금까지 400여 건이 판매됐다.

전통적 암 진단법과 액체생검 비교. (자료=아이엠비 디엑스)


이렇듯 혈액 검사법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암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기 진단에 한 발 다가섰기 때문이다. 컴퓨터 단층촬영(CT)·초음파 등 영상 진단은 암 세포가 일정 크기 이상 커져야 관찰이 가능해 조기 진단에 한계가 있다. 조직 검사 역시 절개와 같은 침습적 절차로 환자 고통이 수반된다. 반면 액체생검은 인체 내 혈액 등 체액을 활용한 비침습적 방법으로 ctDNA를 채취해 간편하고 비용 효율적이며 반복 검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3월말 미국과 영국 종양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종양학연보’를 통해 오진률이 0.7%에 불과한 NGS 액체생검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기존 암 오진률 10%를 100분의 7 수준까지 대폭 낮춘 것이다. 지난 2017년 다보스포럼은 액체생검을 10대 미래 혁신기술로 선정했다. JP 모건의 ‘2020년 암 조기 진단을 위한 액체생검 시장’ 보고서를 보면 글로벌 액체생검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26.2%를 기록하며 2022년에는 24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한해 23만명이 넘는 암 환자가 발생한다. 국가 5대 암 및 폐암 치료에 들어가는 연평균 의료비 지출규모는 4조 52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액체생검을 국산화하면 2만 3000여명의 암 오진환자 발생 가능성을 1600명까지 축소하는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된다. 암 환자 1인당 연간 의료비 지출이 1000만~2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2000억~4000억원에 이르는 의료비 절감이 기대된다.

신종연 마크로젠 정밀의학연구소장은 “액체생검은 통증 및 검사 위험이 적은데다 암 전이·재발 유무에 대한 모니터링은 물론 환자별 맞춤형 치료법을 찾는 ‘동반 진단’에 활용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꼼짝 마
  • 우승의 짜릿함
  • 돌발 상황
  • 2억 괴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