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문을 연 카카오뱅크가 4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미 우리금융지주의 기업가치를 제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캐피탈은 카카오뱅크에 유상증가를 결정했다. TPG캐피탈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2.68%(증자 완료 후 기준)를 2500억원을 들여 투자했다. 기존 주주들이 5000억원 규모로 증자에 참여했기 때문에 전체 유상증자 규모는 7500억원 달한다.
눈길을 끄는 건 TPG캐피탈이 유상증가를 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주당 가치를 2만3500원으로 계산했다는 점이다. 이 주가로 계산하면 유증 완료 이후 카카오뱅크의 가치는 총 9조3000억원 수준으로 뛰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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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카카오뱅크의 가치를 두고 논란이 많았다. 장외시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주당 가치는 9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시가총액으로 계산하면 총 35조493억원 규모다. 현재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KB금융의 두 배다. 하지만 ‘공모주 열풍’에 따른 거품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TPG캐피탈의 유상증자로 시장의 ‘냉정한’ 지분가치를 평가받은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카카오’에서 오는 IT의 힘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금융지주들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0.4배 수준이지만 카카오뱅크의 PBR은 4.93배에 이른다. 보통 PBR 4배는 IT나 바이오 등 성장주에서나 볼 수 있다. ‘카카오’라는 브랜드에서 나오는 확장성이나 디지털 전문성이 다른 은행과는 차별화됐다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아직 제대로 된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지 않았다. 2017년 7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후, 안정적인 시장 안착을 위해 3년간 검사를 유예해줬다. 올해 8월 리스크 부문 검사를 진행했지만, 경영실태검사(본검사) 전의 사전검사 수준이었다. 본검사는 코로나19 등으로 내년에나 가능하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아직 은행업 고유업의 규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고, 실제 미숙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면서 “인터넷은행 내부에서도 감독에 대한 무게감을 기존 은행들과 다르게 느끼는 만큼, 규제에 대한 반영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