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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증세 논의, 나라 곳간 비어 가도 계속 모른 척 할건가

  • 등록 2021-02-25 오전 6:00:00

    수정 2021-02-25 오전 6:00:00

코로나 사태 대응과 복지 확대가 맞물리며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가운데 세금을 더 걷기 위한 법 개정 작업이 여권 내부에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최근 “코로나 사태와 같은 국난 시기에 고소득자·대기업의 소득·법인세율을 한시적으로 올리는 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낙연 대표가 이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증세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등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 상태지만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지지 주장과 함께 증세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 의원이 발의할 법안은 세후 소득 1억원 이상 개인과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연간 3조~5조원 가량을 더 걷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저마다 복지 확대를 주장해 돈 쓸 곳은 늘어나는데 반해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아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준비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의원의 지적은 틀린 곳이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세금 퍼주기에 가까운 복지 확대가 계속된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재정 건전성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2020~2024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2024년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88조 1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 적자비율이 3.9%에 달한다. 국가부채는 1천 327조원까지 치솟아 GDP대비 비율이 58.3%까지 급상승할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세금은 제대로 걷히지 않는데 반해 쓸 곳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세입·세출의 균형이 무너진 탓이다.

세금 더 내는 걸 반기는 국민은 없고 앞장서는 정치인은 비판을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나라의 내일을 걱정한다면 증세 논의는 더 미룰 수 없다. “오늘만 넘기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적자 국채를 마구 찍어 미래 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은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정부·여당은 국민에게 솔직히 이해를 구하고 나라 살림의 정상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옳다. 선거 승리에만 눈이 어두워 세금 퍼주기 경쟁에 올인하는 것이 여당의 할 일은 아니다. 나라 곳간을 지킬 증세와 함께 합리적이고 공평한 과세 방식을 찾는게 진짜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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