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세계선수권 출전 이유는 '유종의 미' 위해?

-"그랑프리 출전하지 않고 세계선수권 나가겠다"
-사실상 은퇴수순? 현실적인 이유?
  • 등록 2010-07-19 오후 2:53:54

    수정 2010-07-19 오후 3:26:17

▲ 피겨여왕 김연아.
[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0.고려대)가 그랑프리 출전을 포기하고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

19일 새벽 아이스쇼 출연을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연아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맞춰서 준비할 계획이다. 10월에 시작되는 새 그랑프리 시리즈 등에는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역생활은 지속하되 예전처럼 그랑프리에 올인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연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몇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사실상 은퇴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김연아는 최대의 목표였던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운동을 지속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느껴왔다. 스스로 "올림픽이 끝난 뒤 훈련을 다시 시작하는게 힘들었다"고 털어놓았을 정도다.

그런만큼 김연아로선 새로운 프로그램을 짜고 그랑프리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김연아는 지난 3월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뒤에는 예전과 같은 강훈련을 소화하지 않았다. 아이스쇼를 위한 갈라 프로그램에 열중했을 뿐이다.

현실적으로도 김연아가 오는 10월부터 시작하는 그랑프리 시즌을 치르기에 무리가 따른다. 과거와 같으면 지금쯤 쇼트와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이 모두 완성돼 맹훈련에 돌입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는 기술적,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있지 않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이룬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결심한데는 은퇴를 위한 유종의 미를 이루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는 올림픽 이후 치러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아사다 마오에 이어 2위에 머물렀다.

타고난 승부사인 김연아로선 마음 한 곳에 아쉬움이 남았을 것이 틀림없다. 결국 자동출전권을 가지고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해 마지막 불꽃을 사른 뒤 강한 인상을 남기고 은퇴할 것이라는게 피겨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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