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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세월호 참사가 남긴 ‘대기하라’ 트라우마

  • 등록 2017-01-24 오전 6:00:00

    수정 2017-01-24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 22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새내역(옛 신천역)서 발생한 지하철 화재 사건 당시 차량 내 대기방송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침몰 당시 학
생들을 세월호 내에 대기토록 하는 선내 방송으로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모습이 재현될 수도 있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사고 발생 시 대응 안내방송을 믿기 보다는 ‘자가구제’를 선택하려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 사실이다.

23일 지하철 화재와 관련해 긴급 브리핑을 실시한 서울메트로도 “현재 시민들이 느끼는 안전에 대한 여러 트라우마 같은 것들에 비춰보면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 불안감을 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역(逆)으로 생각을 해보자. 지하철이 아닌 지하철 역사에 불이 난 상황이었다면 지하철 전동차 내부가 더 안전하지 않았을까. 무작정 비상문을 열고 탈출할 경우 반대선로에서 오는 지하철과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도 전동차 고장사고가 발생한 후 화재사고인 점을 인지한 차장이 대피 안내방송을 실시해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도쿄나 런던 등 해외에서도 사고에 대한 정확한 상황이 밝혀지기 전에는 전동차 내에 있도록 하는 것이 기본적인 지침이다. 기본적인 대응 매뉴얼을 무시하고 과거 사례만으로 전동차내 대기조치를 한 것에 대해 무조건 비난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날 서울메트로는 사전에 마련한 매뉴얼대로 대응했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서울메트로는 홈페이지에 지하철 사고 발생시 시민들의 행동요령 게재를 준비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안전관리 및 사고대응의 중요성이 재부각된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간다. 지하철 1~4호선의 경우 지하철 노후화로 언제든지 사고위험에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준비 중이었다는 서울메트로의 해명은 아직도 안전불감증이 자리잡고 있는 늑장조치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예방을 하지 못한다면 인명·재산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응방안을 세밀하게 마련해야 한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은 대응방안의 신속한 마련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를 알려야 할 의무감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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