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긴' 개그맨들이 사라졌다

  • 등록 2019-05-23 오후 2:31:31

    수정 2019-05-23 오후 2:31:31

(사진=방송화면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정준화 기자] “넌 개그를 위해 태어난 얼굴이야”, “가만히 있어도 웃긴 천상 개그맨!”

모두 옛말이다. ‘못생긴’ 개그맨들이 사라지고 있다. 공개코미디 무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던 필수 캐릭터였지만, 인권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외모를 ‘디스’ 하는 개그 코드가 사라지며 이들도 자취를 감췄다. 설령 있다한들 더 이상 ‘외모’로 웃기는 개그는 시도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공개 코미디가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기도 한다. 제약이 없이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온라인 환경과는 다른 제약 속에서 상대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기가 어렵고, 코너를 짜면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최근 신봉선은 KBS2 ‘개그콘서트’ 1000회를 맞아 준비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제약이 많아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시청률이 잘 나왔을 때만 생각하고, ‘요즘 왜 이렇게 못할까?’ 생각했는데 돌아와 보니 제약이 너무 많아졌다”면서 “불과 10년 전 활동 당시 재미있고 인기 있던 코너는 지금 무대에 못 올린다”고 말했다.

‘개그콘서트’의 원종재 PD는 “이제 못생긴 개그맨도 뽑을 수 없는 시대”라고 덧붙였다. 그는 “못생긴 걸 못생겼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개그맨들에게는 굉장히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미디적으로 몸과 얼굴이 재산인 이들을 데리고 코너를 짜서 올리면 비난의 대상이 돼 시도조차 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세상이 변했다. 제작진도 개그맨들도 이를 격감하고 있다. 원 PD는 “코미디 소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그냥 재미있어서 한 건데, 누구한테 상처를 주고 불편하면 지상파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튜브나 다른 방송처럼 자극적인 소재로 코미디를 할 수 없어서 우리 길을 걸어오고 있다”며 “우리가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 조금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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