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서 상생국회로②]원구성·청문회·예산안, 위치 다를 뿐 주장 되풀이

내로남불 국회, 21대 원구성부터 되풀이 중
'08년 "의장 뽑는데 무슨 조건", '20년 "단독개원, 독재 선전포고"
인사청문회·예산안 처리, 與野 번갈아 가며 내로남불
"선거는 다수 대표제, 국회 운영은 합의제서 오는 문제"
  • 등록 2020-06-05 오전 6:00:00

    수정 2020-06-05 오전 6:00:00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의장단 선출을 포함한 개원에는 조건이 있을 수 없다. 국회의장을 뽑는데 무슨 조건이 필요하냐. 자꾸 조건을 얘기하면 당분간 야당과 만나지 않겠다.” (2008년 6월, 주호영 당시 한나라당 원내수석부대표) vs “단독 개원은 10년 이상 뒤로 가는 것이다. 단독 등원은 3공화국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발상이다.” (2008년 6월, 원혜영 당시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21대 국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거여(巨與)가 된 된 더불어민주당은 ‘상임위원장 싹쓸이론’을 주장하며 단독 개원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소수야당으로 위치가 바뀐 통합당은 ‘의회독재’라며 격양된 반응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그간 인사청문회, 예산안 처리 등에서 공수만 바뀌었을 뿐 내로남불을 지속했다. 부끄럽게도 진영논리에 따른 극단적 정치가 일상화된 셈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민주당은 하늘이 두 쪽 나도 내일 본회의를 반드시 열겠다”며 단독 개원을 기정 사실화했다. 반면, 2020년 통합당 원내대표로 돌아온 주호영 의원은 같은날 “(단독 개원은) 독재의 선전포고와 다름 아니다”며 민주당을 비난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을 향해 상임위원장 배정 협상을 마무리한 후 국회를 열 것을 재차 촉구했다.

사실 이같은 공방전은 국회 원구성 때마다 반복되던 레퍼토리다. 차이가 있다면 21대 총선에서는 제1당이 보기 드문 ‘초압승’을 거뒀다는 점이다. 앞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153석(범보수 185석),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었다. 19대에서는 새누리당이 152석, 민주통합당이 127석을 획득했다. 주목할 점은 앞선 선거에서 제1당이 대승을 해도 획득한 의석수는 과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21대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시민당이 180석(현재 177석)을, 미래통합·한국당은 103석을 차지했다. 여당이 단독으로 180석을 획득한 것. 민심은 여당을 향해 개헌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가능케 만들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 기회에 확실히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포석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내로남불식 국회 운영을 한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내로남불 사례는 또 있다. 대표적인 게 국회 인사청문회다. 지난해 조국 전 법무장관 청문회를 두고서 여당 의원들은 시종일관 방어를, 야당 의원들은 직무보다는 도덕성 문제 추궁에 ‘올인’했다. 이 같은 청문회는 여야가 바뀔 때마다 반복됐다. 결국 위장전입·논문표절은 결국 낙마요건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초래했다.

예산안 처리 역시 내로남불의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예산안 처리는 패스트트랙 사태로 여파로 자유한국당이 격한 반발을 하는 등 법정처리시한을 넘겼다. 물론 민주당 역시 야당 시절 갖은 이유로 예산안 처리를 지연한 역사가 있다. 여야 모두 다수 여당일 때는 국회의장 직권상정 카드를 활용하기도 했다.

이현출 건국대 교수는 여야의 내로남불 논란과 관련, “선거제는 단순 다수대표제인데, 국회운영은 합의를 따르게 한 제도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원칙적으로는 양당이 협상해야 한다. 그러나 결국 거대 여당이 대승적 타협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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