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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층 가벽 앞에서 짖은 소백이…매몰자 있었다

27층서 내시경으로 신체 일부 확인, 잔해로 접근 어려워
  • 등록 2022-01-27 오전 7:27:31

    수정 2022-01-27 오전 7:27:31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인명구조견이 또다시 추가 매몰자를 발견했다.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 발생 보름째인 지난 25일 매몰자가 발견된 27층에서 구조대원과 인명구조견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사진=광주소방본부 제공)
구조 경력 7년차의 베테랑 9살 래브라도레트리버 수컷 ‘소백’이 25일 붕괴 건물 27층 내부에서 매몰자의 흔적을 찾아냈다. 지난 14일 3살 독일산 셰퍼드 수컷 ‘한결’과 붕괴 건물 지하 1층에서 실종된 6명 중 1명을 처음으로 발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26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중앙119구조본부 이민균 훈련관과 김성환 핸들러는 전날 소백이와 함께 붕괴 건물 27층 내부를 탐색했다. 오후 4시 3분께 27층에 진입했지만 입구부터 회색 벽돌이 무너져 있어 수색이 쉽지 않았다.

김 핸들러는 이전에도 소백이와 27층 반대편 호실을 수색한 적이 있지만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아 소백이가 반복해서 맴돌거나 냄새를 맡는 등 약한 반응을 보인 곳에 표시해놓고 나왔다.

이날은 앞서 수색한 방의 옆 호실에 처음으로 접근했다. 벽이 무너지고 엉망이 된 공간을 어렵게 기어서 안쪽으로 들어간 소백이는 석고벽 쪽을 향해 크게 짖기 시작했다. 석고벽 안쪽은 아파트 공간으로 붕괴 때문에 출입구가 막혀 있는 상태였다.

당시 27층은 붕괴로 위아래 공간이 뚫려 있었다. 소백이는 28층 쪽보다 27층 석고 벽면 앞에서 크게 짖고 긁었고 이 훈련관과 김 핸들러는 석고벽을 뚫어보기로 결정했다. 대원들은 등산용 피켈로 작은 구멍을 뚫고 들어가 안방 공간을 확인했지만 콘크리트 슬래브는 겹겹이 무너져 있었다.

소백이는 이곳에서 다시 크게 짖으며 땅을 파헤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두 대원은 피켈을 이용해 주변 잔해를 제거했고, 안쪽에서 핏자국을 발견했다. 핏자국이 끝난 위쪽에서는 작업복 일부분도 보였다.

두 대원은 오후 5시 30분께 지휘부에 상황을 보고했고 다른 구조대원들이 내시경 카메라로 같은 곳을 정밀 수삭해 오후 6시 40분께 매몰자 흔적을 재확인했다.

김성환(33) 핸들러는 “처음 27층에 간 날은 위험 요소가 많아 함부로 뚫거나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약한 반응을 보인 지점만 표시했는데 이번에는 바람 영향인지 소백이가 확연히 다른 큰 반응을 보여서 부수고라도 안쪽을 확인해야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들어간 방이고 하중 때문에 벽이 휘어져 있어 빨리 나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실종자분이 안에 있고 너무 늦게 발견해 죄송스러운 마음도 들어 그냥 나올 수 없었다”며 “소백이가 지난번에 무릎 인대를 조금 다쳤는데 위험한 구간에서는 줄도 묶고 다니는 등 저도 소백이도 최대한 안전하게 수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 3명을 소환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붕괴사고의 주요 요인으로 △하부층 동바리 미설치 △역보(‘┴’자형 수벽) 무단 설치 등으로 지목하고 무단 시공과 부실 공사 과정에서 원청의 개입 여부를 집중적으로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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