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상황에서도 아직 부족한 것은 많다. 만 65세 이상 고위험군은 가장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할 대상자지만 첫 접종에서 제외됐고 현재 우리가 도입 일정까지 확정한 백신 물량은 국내에서 생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만명분과 26일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오는 화이자 5만명분뿐이다.
11월까지 집단면역 70% 형성을 위해 가야 할 길이 멀고, 이를 위한 건설적인 비판이 나오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부 정치인들은 이미 국내에서 안전성 검증이 끝나 허가를 받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두고 과도한 불안감 조성을 멈추지 않고 있다. 대통령부터 맞으라는 주장 등으로 불안감 조성과 함께 백신을 정쟁에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요양병원과 시설의 백신 접종 대상자 중 93.8% 이상이 이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동의한 현 상황에서, 무조건 불안감만 조성하는 것이 접종을 앞둔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모두 잘못 알려진 내용이다. 홍준표 의원(무소속)이 대표 발의한 백신 접종 의무화 법안을 두고 19명의 의료진이 서명운동을 펼쳤고, 관련 내용을 일부가 SNS로 퍼나르며 잘못된 내용이 덧붙여진 것이다. 정부는 현재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계획이 전혀 없다. 현재 국내에서 모든 예방접종은 자유 의지에 따르도록 돼 있다. 관련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의도적으로 노인에게는 가짜 물백신만 접종한다’, ‘백신의 라벨을 모두 제거해 어떤 백신인지 모르게 한다’는 등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뜨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 발생한 지 1년여 가 지난 지금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망자는 1500명이 넘는다. 누군가에게는 코로나19 백신이 정쟁의 도구, 이득을 취하기 위한 수단 또는 장난이나 분풀이의 대상에 불과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살릴 희망이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이 백신을 이용해 집단면역 형성을 방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