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64K D램` 개발 36주년..이재용, EUV로 `퀀텀 점프`

오는 19일 호암 32주기..D램도 1983년 11월19일 개발
故이병철 D램 씨 뿌려, 이건희 회장 세계 1위 등극
이재용 공들인 EUV공정..10나노 한계넘을 '초격차'
  • 등록 2019-11-18 오전 6:30:00

    수정 2019-11-18 오전 6:30:00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7년 간 세계 1위를 지켜온 D램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EUV(극자외선)란 ‘초(超)격차’ 기술을 바탕으로 ‘퀀텀 점프’(대도약)를 준비하고 있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이 씨앗을 뿌린 D램은 이건희 회장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려놓았고, 이재용 부회장에 이르러 새로운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수십년 간의 치열한 치킨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D램 ‘빅(BIG)3’는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한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1983년 11월 19일 세계 3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64K D램’. 등록문화재 제 563호로 지정돼 있다.(사진=문화재청)
이병철 선대회장 씨 뿌린 D램…이건희 회장, 세계 1위 도약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9일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 국내 최초로 ‘64K D램’을 개발한 지 36주년을 맞는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기일이기도 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이날 오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리는 추도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선대회장은 삼성 반도체 신화의 서막을 연 주인공이다. 그는 말년에 남긴 자서전인 ‘호암자전’(湖巖自傳)에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세계적인 장기불황과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값싼 제품의 대량수출에 의한 무역도 이제 한계에 와 있어, 이를 극복하고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첨단기술 개발밖에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일본의 비웃음과 삼성 내부 우려를 모두 물리친 이 선대회장의 과감한 결단과 투자로 인해, 삼성전자는 연구 개발에 착수 한지 불과 6개월 만인 1983년 11월 19일 64K D램을 개발했다. 약 8000자의 글자를 저장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지난 2013년 8월,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 제563호’로 지정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이 선대회장은 64K D램을 개발한 지 꼭 4년째가 되던 1987년 11월 19일 세상을 떠났다.

이건희 회장은 선친이 토대를 닦은 삼성 반도체를 세계 1위로 올려놓으며 스스로 신화가 됐다. 이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타이밍의 업(業)’이라고 정의했다. 취임과 함께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이 회장은 1988년 삼성전자가 삼성반도체통신을 흡수 합병해 반도체 사업을 본격화하며 창립 기념일도 합병일인 11월 1일로 바꿨다. 그리고 4년 뒤인 1992년 8월,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하며 메모리 왕좌에 등극했다.

이 회장은 D램 세계 1위에 오른 직후 “한번 세계의 리더가 되면 목표를 자신이 찾지 않으면 안된다”며 “리더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강조한 초격차 전략이란 자체 목표를 통해, 치열한 ‘반도체 치킨게임’을 이겨내고 27년간 D램 왕좌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재용의 新‘초격차’ EUV…D램에 내년부터 본격 적용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D램에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세공정의 한계로 여겨지던 10나노미터(㎚·10억 분의 1m)급 D램이 최종 단계인 3세대(1z)에 이르면서 EUV라는 새로운 초격차 기술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선 앞선 두 회장들이 이뤄낸 반도체 신화의 핵심인 D램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해야하는 무거운 책임을 안게 됐다. 이에 그는 부회장으로 승진해 경영 전면에 나섰던 2012년, EUV 노광기(반도체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그리는 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네덜란드 장비회사 ASML의 지분 3%(현재 1.5% 보유)를 확보하며 미세공정 한계에 대비해왔다. 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에서 EUV 공정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7㎚ 이하 제품 생산에 성공했고 5㎚ 공정 개발도 마무리했다. 올 연말 완공 예정인 화성 EUV 전용라인도 내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D램도 1z급에 대해 현재 시험 생산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년에는 평택 1라인 2층 클린룸과 신규 조성될 2라인 등에서 EUV 공정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빅3’가 모두 1z급 미세공정에 진입했지만, 차세대 D램에선 EUV 공정에 성공하지 못하는 업체가 시장에서 추가로 도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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