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앞세운 값싼 수입 농산물 공세, '딸기한류'서 해법 찾는다

[FTA 16년, 농업이 갈 길]④농축산물 품질 경쟁력 높이자
FTA 농축산물 수입 봇물, 국내 농가 생존 위협
축산업은 시설 현대화, 한우 1등급 품질로 승부
과수·원예 경쟁력 제고, 수출로 활로 모색
  • 등록 2020-12-11 오전 5:00:30

    수정 2020-12-11 오전 5:00:30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태국 방콕에서 한국 신선과일 최대 수출시즌 시작을 알리는 ‘Korea Winter Fruit Fest’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aT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수입 과일 중에서 미국산 체리는 껍질째 먹는 간편함과 새콤달콤한 특유의 맛 때문에 여름철 대표과일로 대형마트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올 겨울에는 호주산 체리가 우리 소비자 입맛 공략에 나서고 있다. 호주 본토 체리는 2014년 12월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가 발효된 후 2019년까지 태즈메이니아섬에서 생산된 적은 양만 국내에 수입됐다. 하지만 올해는 500t 이상의 수입이 확정되면서 내년 2월까지 대형마트는 물론 온라인쇼핑몰에서도 판매가 성사됐다. 한국 소비자 대부분은 수입 과일이 국내로 오는 동안 사용될 방부제, 보존제를 염려한다는 점을 감안해 호주 본토 체리는 농장 수확 뒤 36시간 안에 항공편으로 수입된다.

FTA 체결을 계기로 농축산물 시장이 글로벌 경쟁체제에 돌입하면서 국산 농축산물의 차별화와 안전성 제고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농축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소비의 전 단계에 걸쳐 경쟁력을 갖춰야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산에 맞설 수 있어서다.

최근 12년간 FTA 보완대책에 31조원 투입

정부는 지난 2007년 당시 한·미 FTA 체결에 대비해 종합적인 국내 농축산 지원대책을 마련한 후 지원에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농업분야 FTA 국내보완대책에 배정된 예산은 35조4417억원으로 지난해까지 실제 집행한 실적은 31조955억원이다. 사업분야별로 집행 실적은 △축산 경쟁력 제고 13조4745억원 △농업인 역량 강화 및 경영안전 분야 10조5384억원 △신성장 동력 창출 4조5419억원 △과수·원예 경쟁력 제고 1조7769억원이다.

지난해의 경우 축산경쟁력 제고와 과수·원예 경쟁력 제고에 1조4999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1조3994억원(집행률 93△.3%)의 집행 실적을 달성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축산시설 현대화와 우량 종자 생산을 지원해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미국·호주산 수입 쇠고기에 맞서 한우의 품질이 크게 높아진 것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은 2008년 54%에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에는 73.9%로 높아졌다. ‘횡성 한우’ 등 브랜드를 앞세워 다양한 요리를 개발한 결과, 소비자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농식품부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결과, 국내산 브랜드 축산물에 대해 ‘만족’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81.2%를 차지했다.

유통경로 등을 투명하게 관리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축산물을 구입해 먹을 수 있도록 마련한 축산물 이력제사업은 2004년 쇠고기를 시작으로 2014년에는 돼지고기, 올해부터는 닭고기 등 가금육에 대해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무항생제 등 친환경 축산인증 농가 1209호에 대해 13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친환경 축산 직접지불제는 친환경 축산물 생산으로 인한 소득 감소분 및 생산비 차이를 보전해 친환경 축산농가의 경영안정과 축산업 기반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농산물 저온 유통체계 구축,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져

원예 경쟁력 강화는 농산물의 수확 후 관리 개선을 통한 품질 향상과 물류 효율화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기간동안 일본 여자 컬링대표팀 선수가 먹었던 한국딸기 맛에 감탄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우리 딸기는 세계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국산 딸기 품종의 우수성은 세계시장에서도 높게 평가받아 베트남과 중국 등에 수출돼 연간 4만달러 정도의 로열티를 받고 있다. 딸기 수출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5400만달러의 외화를 벌어들였다.

원래 딸기는 보관기간이 길어지면 물러지고 신선도가 떨어져 수출에는 부적절했다. 농촌진흥청은 딸기 수출 증가에 도움이 되도록 생육 환경 최적화 기술부터 에너지 절감, 수출용 딸기 선별과 포장 기술 등을 개발해 상용했다. 주요 농산물 중에서 시설딸기는 1000㎡당 평균 1173만원의 소득을 올려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정부가 지원한 수확 후 저온처리를 통해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농산물 저온 유통체계’ 사업이 농산물의 상품성을 높여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현곤 aT 식품수출이사는 “동남아국가들이 포함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출범을 계기로 관세율 하락 등 해외시장 진출 여건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생산자단체 조직화로 수급 안정과 더불어 소비자 홍보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작황에 따라 매년 가격이 들쭉날쭉한 마늘·양파의 경우 자조금 단체의 생산 점유비율이 지난해 각각 65.4%, 30.1%로 전년에 비해 18.0%p, 4.4%p 각각 증가했다. 마늘, 양파 자조금 단체는 수급 조절과 함께 국내산 농산물 홍보 등 소비촉진에도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을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FTA 제도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상현 강원대 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는 “FTA 관세 혜택을 적극 활용토록 널리는 동시에 비관세 조치 등 해외 제도 변화 등의 정보를 지속 수집·전파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세 저감에 대응한 각국의 비관세 장벽 제도에 대한 정보를 적극 확보하고 수출 물류비 보조 폐지(2023년)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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