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의 제약국부론]진화하는 '짝퉁' 바이오업체들 생존법

바이에 투금 몰리면서 무늬만 바이오 기업들 속출
10여년 소요 신약개발 특성 악용 연구개발 시늉만
‘임상을 위한 임상’으로 연명 바이오 업체들 즐비
경영진 도덕성, 임상단계별 결과 철저분석해야
  • 등록 2021-04-23 오전 7:50:13

    수정 2021-04-23 오전 7:50:13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바이오 업체들에 대한 투자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면서 덩달아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바이오 업종은 코스닥 시장 전체 시가총액의 30% 안팎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투자 업종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주식 시장 상장을 앞둔 벤처들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업계어서도 전체 투자금액의 30% 정도를 바이오 업종에 쏟아부으면서 ‘바이오 투자 전성시대’를 견인하고 있는 형국이다.

바이오 업체들에 투자자금이 대거 몰리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거품’을 우려하는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바이오벤처들을 대상으로 이제는 ‘옥석’을 철저하게 구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한 코스닥 상장 바이오업체 대표는 “바이오 벤처들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의 비율은 기껏해야 50%를 넘지 않을 것이다”면서 “최소한 둘 중 하나는 사업보다는 투자금 유치에 골몰하는 이른바 무늬만 바이오 벤처인 상황이다”고 단언한다. “물들어 올때 배 띄운다”는 속담처럼 투자자금이 바이오 업종에 집중되면서 그야말로 ‘짝퉁’ 바이오 벤처들이 대거 생겨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업체들에서 옥석을 구분하기는 업종의 특성상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어렵다는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한 제약업체 대표는 “신약후보물질 발굴에서부터 임상을 거쳐 상용화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10여년이라는 긴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이 기간동안 짝퉁 바이오벤처라도 신약개발에 집중하는 시늉을 계속 하게되면 외부에서는 제대로 파악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무늬만 바이오벤처가 만약 중도에 임상시험에서 실패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그 회사의 진정성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실제 수십년째 변변한 신약하나 내놓지 못하고 임상만 무한정으로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기업들이 즐비하지만 이들 회사의 진정성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기업은 공통적으로 개발중인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결과가 예상과 다르게 나오면 끊임없이 적응증을 변경,추가하면서 수명을 연장하는 전술을 구사한다. 그야말로 신약개발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임상시험을 위한 임상시험’에 주력하는 행태를 보인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짝퉁 바이오기업들의 위장전술도 갈수록 진화하면서 옥석 구분하기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컨대 무늬만 바이오 벤처간 기술 양수도 계약이나 공동 신약개발 계약을 맺어 투자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요컨대 바이오 업체들에서 확실하게 옥석을 구분하려면 결국 기나긴 세월이 지나봐야 알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바이오기업들에 자금을 투입하는 투자자들로서는 스스로 옥석을 구분하는 안목을 키워야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바이오업체들 가운데 진위를 가리려면 무엇보다 그 회사 경영진의 자질과 도덕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외부에서 투자자로서 바이오 회사의 진정성을 파악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발생하는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은 그 회사의 오너십을 철저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것.

여기에 임상 단계별로 그 결과를 스스로 면밀하게 분석하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바이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투자에서 살아남을수 있다고 업계는 조언한다. 당초 의도했던 임상시험의 결과물이 예상과 다르게 나올 경우 일단 해당 회사의 해명과는 별도로 진행하던 신약개발에는 적신호가 켜졌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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